과연 프랑스 영화다..
내용은 단순하지만 머릿속에 남는 영상은 깊게 새겨지는 것이..
뭔가 마음에 찡하게 와닿는 기쁘다고도 슬프다고도 할 수 없는 복잡 미묘한 감정 ...
조금도 어울리지 않는 ..
아니 조금도 어울려지지 않을 것 같은 남녀가..
만났다.
프랑스의 세느강의 퐁네프의 다리 위에서 ..
여자 주인공 미셀은 화가였으나 점점 시력을 잃어가면서 모든 것을 포기하고
거리에서 걸인처럼 살아가고..
어느 날 .. 잠 잘 곳을 이 없었던 그녀는
수리을 위해 통행이 금지된 퐁네프 다리 위를 찾는다.
그녀는 그곳에서 곡예사 엘렉스를 만나게 되고 ..
그 알렉스는 점차 그녀에 대해 조금씩 알아간다.
그러면서 엘레스의 가슴에 미셀을 향한 지순지고한 사랑의 감정이 담기게 되었다.
그는 너무도 순수한 영혼이었다.
그의 사랑은 너무도 진솔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아프게까지 느껴졌다.
사람의 겉치례적인 요소를 모두 제거하고 본다면 그만큼 아름다운 사랑도 드물 것이다.
서로에겐 서로가 어떤 사람인지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누가 먼저 사랑하게 되었는지도 중요하지 않았다.
누가 얼만큼도 중요하지 않았다.
진정 사랑하였고 .. 그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었고 ..
그 진정이 가난한 가슴에 와닿게 되었고 ..
여자와 남자로 사랑하게 되었다.
알렉스의 절친한 형같은 친구가 조언을 했다.
네게 사랑 따위는 어울리지 않다고 ..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바람부는 퐁네프의 다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따뜻하고 부드러운 침대가 필요한 것이라고..
그러니 떠나보내라고 ..
자신의 가난이 더 드러나고 자신의 초라함이 더 드러난 현실에 절망하면서도
그는 친구의 속 깊은 충고를 거부했다.
그의 사랑의 감정은 타인에게는 가치없어 보일지 모르나 그의 건강한 생명력같은 것이었다.
알렉스는 생명력의 건강한 불씨을 가지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보이는 사랑 속으로 빠져들어갔다.
그에겐 미셀이 시력이 점점 잃어가 자신이 그녀의 하얀 지팡이로 사는 것이
그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삶의 의미가 되고 있었다.
그녀에게 필요한 존재로 사는 것이 그의 행복이 되었다.
그러나 얼음처럼 날카롭고 냉정한 현실이 개입하였다.
그녀의 유복한 환경이 드러나고 그녀가 갈 곳이 없는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자청해서 도시의 유랑자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의 눈을 치료할 기술이 개발되어 그녀의 부모가
집을 나간 그녀를 찾고 있는 ..
정말 외면하고 싶은 시리디 시린 현실이었다.
그 부인할 수 없는 각자의 현실이 다가와 두 사람의 사회적 위치를 각각 조명하고 나섰다.
현실 속의 두 사람은 도저히 어울릴 수 없는 사람 임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사실을 알렉스는 알았기에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그는 미셀을 현실로 내 보내 주기가 싫었다.
그녀의 현실로의 노출은 그와의 영원한 이별의 의미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에겐 그녀를 사랑하는만큼 그 사실이 두려웠던 것이다.
두려워진 알렉스는 그 현실을 자신의 손으로 미셀의 희미한 눈을 가렸으나..
현실에 살면서 현실을 영원히 가리운다는 사실은 역시 역부족이었고..
자신의 눈이 회복될 수 있는 가능성의 희망을 새로이 가지게 된 미셀은 ..
이제껏 알렉스의 연인으로서의 옷을 벗고 현실의 날개옷을 찾아 입은 선녀가 되어
그를 떠나 그녀의 현실이란 세계속으로 날아가버렸다.
이제껏 널 사랑했던 것은 내 진심이 아니었다는 글을 남기고서..
그녀가 남긴 그 말은 그 시간의 진실이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현실이 대두되면서 이미 그 예전 현실 속의 인물로 되돌아가
그 눈에 비친 시각으로 자신의 연인을 바라보고 그간의 사랑도 평가한 것일 수도 있고..
현실 앞에서 그들의 사랑이 불가능한 것이었기에
그를 위해서 그리 냉정하게 끝은 맺으려는 생각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녀는
한 순수한 영혼이 아무 다른 조건없이 자기를 사랑하고
그의 순전한 사랑을 받아 행복했던 ..
그 시간의 무게를 간과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시간의 무게는 시간이 가면서 점점 가치를 드러내었다.
수 년 뒤 ..
그녀를 부르는 현실의 통로를 막기 위해 실수로 저질러졌던 일로 인해
감옥 생활을 하는 알렉스 앞에 ..
거짓말처럼 미셀이 나타났다.
자신이 팽개치고 떠난 그 연인 앞에 자신도 어쩔 수 없는 본능의 힘에 이끌려서 ..
자유의 몸이 된 해 .. 크리스마스날 ..
약속대로 두 사람은 퐁네프 다리 위에서 재회한다.
재회 이후의 뜻은 서로 달랐다.
헤어져 있던 시간의 공백 사이에 ..
그녀는 사회적으로 성공한 안과의사의 부인이 되어 있었기에..
한정된 시간을 낸 것이었고..
알렉스에게는 영원히 함께하기 위한 시작의 시간으로 이해하고 있었다.
그녀는 현실로 돌아가려 하였으나 ..
그는 자신 앞에 나타난 자신의 생명의 가치와도 같은 그녀를 이제 놓아줄 수가 없었다.
진정한 애정의 교감만 있으면 여자 남자는 사랑은
어떤 다른 위치와 어떤 다른 모습으로도 가능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육체적인 사랑과 정신적인 사랑 그 너머 ..
그보다 더 본질적인 어떤 깊은 세계를 함께 공유함으로서 느끼는 일체감 때문일 것이다.
알렉스가 비록..
생긴 것이 험하고..
배운 것이라고는 입에서 불을 내는 곡예 뿐이었고..
냄새나는 더러운 옷을 걸치고 ..
더러운 음식을 더러운 손으로 먹으며 ..
잠 잘 곳조차 없어 노상에서 야생동물처럼 자고 다니는 존재였으나 ..
정말 믿기지 않게도 그의 영혼은 순진무구의 천사의 얼굴이었고..
사랑이 진짜 무엇인지를 본능적으로 알고 있는 이였기에..
미셀이 현실적인 모든 행복을 다 찾고서도 ..
알렉스를 마음으로까지 떠날 수가 없었을 것이다.
모든 겉치례와 감정적 사치의 옷을 다 벗어 던지고 나면
결국 우리에게 순전한 사랑만이 기본적인 바탕으로 남을 것이기에 ..
어쩌면 그 기본적인 바탕과 같은 순전한 사랑의 있고 없음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관건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어쩜 그것만이 순수한 자연의 모습이니.. 당연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
영화를 보기 전에 제목이 '퐁네프의 연인들' 이기에 몇 커플의 사랑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었다.
그러나 아니였다.
영화는 알렉스의 사랑법과 비교되는 ..
미셀이 그렇게도 잊지 못하던 .. 자신을 버리고 간 그녀의 야속한 연인의 사랑과..
알렉스의 형같은 친구 한스의 미셀에게로 향하던 순간적이고 단순했던 육체적인 사랑..
그리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안과의사인 미셀의 남편의 사랑 ..
그 모두를 보이지 않게 다루고 있는지도 몰랐다.
프랑스 영화는 나이가 드니 더 깊이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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