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여전히 어린아이와 같으나
인생들 사이에서는 그리 보이지 않겠지요.
지금 제 나이에 제 어머니는 하늘같이 의지하던 남편을 잃으셨습니다.
그때 제 나이가 스무살을 조금 넘긴 나이였었구요..
그때 제 눈에 비친 어머니는..
인생에서 만나는 질문들의 답을 다 해줄 수 있는 어른으로 보였었지요.
그러나 지금 저는 인생에서 모르는 것들이 아직 너무도 많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아직까지 서툰 일들이 너무도 많구요.
그것을 생각해보면 사람의 인생도 알고보면 별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아버지! 저는 솔직히 지치기 시작합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제 말을 들으면 기가 찬다고 하겠지요.
제 친구 중에서도 저는 참으로 평탄한 인생길을 걸어온 편이니까요.
그러나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저에게 고감도의 감수성을 주셨기에..
제 주변의 인생들에게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들이 꼭 저의 일인냥
제 마음의 샘을 출렁이게 해 왔고..
그 출렁이는 파문은 제가 인식하는 인생들의 바탕에 연한 선을 그어내면서
세밀한 감정적 기쁨과 슬픔과 즐거움과 고통들을 새겨 넣었습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의 인생들의 모습이 대략 가름이 되어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좋고 싫고 기쁘고 슬프고의 차원을 넘어서 끊임없이 출렁거리는
그 자체에서 쉬고 싶어지기 시작합니다.
이제 제 감수성의 센서는 약해졌나 봅니다.
이제는 기쁨과 슬픔과는 관계없는 감정적 충격의 크기로만 와 닿습니다.
인생에서 느낄 수 있는 인간적인 공감대는 넓어졌으나 받아들여지는 충격의 폭은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제는 쉬고 싶습니다.
이제는 당신의 품안에서 쉬고 싶습니다.
당신의 사랑안에서 안심하며.. 당신의 진리안에서 평안을 찾고 싶습니다.
그곳에서 제 생명의 존재가치를 찾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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