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부는 길 따라 들어와선 나갈 길 못찾아 헤매는 너의 진땀에
나의 이마에도 진땀이 맺혔다.
네 고운 날개의 무늬는 햇살 아래 어울리는 것인데..
네 고운 날개짓은 초원 위에서 더 어울리는 것인데..
화려하지만 찬란하지 않은 인조등 위를 맴돌며
이건 아닌데..
여긴 아닌데..
두근 거리는 네 마음의 고동소리가 내게 전달되어 오고
급한만큼 도리어 더 둔해지기만 하는 네 무거운 날개짓이 내게 안타까움이 되어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하고 그냥 바라보고만 있다.
넌 오지 않아야 할 곳을 찾아 온 게야.
네가 있어야 할 곳은 풀냄새 가득한 들녘이고 나무 무성한 산인 게지.
같은 시간이 흐르고 있는 곳이지만 이곳은 다른 세상인걸.
네가 있어야 할 곳은 사람내음 없는 물소리 바람소리 들리는 곳인 걸.
네가 잠시 잠깐이라도 앉아 쉬어 갈 곳은 이곳엔 없단다.
내 뜨겁고 힘있는 손, 네 여린 날개에 닿으면 네 날개 상할까 걱정되
도리어 네 앞에 나타난 무서운 천적처럼 바람일으켜 널 �아 내어 보내버렸지.
날아라. 멀리 날아라.
사람 냄새 없는 곳으로 ..
사람의 뜨거운 입김, 사람의 뜨거운 손길 없는 곳으로 ..
널 만들어 주신 하나님의 손길을 기억하는 자연 속으로 ...
하지만 떠나기 전, 네 날개짓 잠깐 멈추어 쉬었다 가렴.
자연의 바람을 다시 만났으면 안심하고 잠시만 쉬었다 가렴.
저 작은 나무 위에 앉아, 놀랜 가슴 진정되면
급한 마음에 엇박자로 더 더디 움직였던 어깨죽지에 몰린 긴장이 풀리면,
그 때 오던 길 천천히 생각하며 가렴.
가라! 잠시 잠깐의 짧았던 내 사랑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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