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도 힘들었니?
그래. 넌 돌무더기 속에서 용케 자라나던 강아지풀같아 보였다.
커다란 돌들이 돌무덤을 이루고 있어도
그 곳이 거친 바람에서 너의 보호막이 되고 있었고
네가 그 삭막한 곳의 꽃이 되었기에
차라리 길가 흙먼지 뒤집어 쓴 잡초더미속보다는 더 나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때때로 회오리 바람 돌무덤에 머물러 내는 돌들의 노래소리가 네게는 고통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
연약하기만한 네 줄기가 그 노래소리에 휘둘리고 있어도,
난 너의 환경이 바깥의 모진바람 직접 맞고 섰는 것보다는 훨씬 나으리라 믿고 싶었다.
친구! 너는 내게 속내를 드러낸 적이 없었지만 난 너의 외로움을 이전부터 알고 있었지.
우리가 친구로 손잡기 시작한 그 이전부터 말이지.
먼 곳 바다를 향하여 홀로 바닷바람을 맞고 서 있는 너 연약한 강아지풀을 본다.
네 눈은 늘 양지바른 초원을 향하고 있었지만
네게 허락된 땅은 바다가 내다 보이는 돌무덤이었기에
넌 너의 줄기 속에 늘 시린 바람을 담고 있었지.
그래서 난 네가 평안히 웃고 있으면 더 불안했었다.
불과 얼음을 함께 공유하고 있는 너의 가슴의 울렁거림이 너의 손의 맥박을 통해
마주 잡고 있는 내 손에 전해질 때면 나의 가슴엔 살얼음이 끼는 것 같았다.
친구! 이젠 너도 지쳤나 보다.
네 몸이 땅 속에 누웠고 너의 시린 가슴 또한 땅에 묻혔으니
네 열정 네 꿈 또한 함께 잠 재우길 바란다.
내 꿈에 네가 웃는 모습 다시 보고 싶다.
'2'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별 없는 까만 하늘에 달이 참 곱기도 하다. (0) | 2007.09.27 |
---|---|
우리 님같은 분이 이 세상에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0) | 2007.09.17 |
보낼 수 없는 편지 (0) | 2007.09.01 |
자매, 김자매! 가는 길을 멈추어야 해요. (0) | 2007.08.27 |
보낼 수 없는 편지 (0) | 2007.07.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