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소니 밍겔라 감독의 "잉글리쉬 패이션트(English Patient)"를 새로 보았다.
이 감독의 예술감각은 영화 "아마데우스(AMADEUS)"에서 이미 알아보았지만
아마데우스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인간적 깊은 감성과
자연에서 찾은 영상과 그 영상에 내용이 겹치는 아름다움을 시도함에 있어서는
아마데우스와는 전혀 다른 색을 내는 영화였다.
하늘에서 보는 사막의 모래 언덕와 언덕 사이에 나타나는 빛과 그림자의 물결 영상들,
구전되어 오는 고대 벽화가 그려진 동굴을 찾아 냈을 때
동굴 한 쪽 벽면에 가득 그려진 수영하는 사람들의 구속없는 자유로운 동작들,
단순하지만 단순하지만은 않은 선들의 유희와 아름다움,
그 벽화를 엽서에 그려내는 동양적인 선과 붓의 부드러운 터치,
한 고고학자의 아름다운 정신 세계,
동서양의 신비한 아름다운 음률이 섞인듯한 음악,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의 몸을 여유롭고도 행복하게 더듬으며 사막의 산과 협곡을 연상하는 자유로운 영혼,
그녀의 부드러운 몸의 선에서 꿈과 현실의 세계가 서로 교류 되는 환상적인 날개짓,
그녀 몸의 협곡의 이름을 지도상의 이름과 연계해 내는 뛰어난 상상력과 그 시간을 즐기는 아름다운 연인들,
이성을 뒤흔드는 감성의 회오리바람 속의 갈등과 번민 그리고 어쩔 수 없는 진실.
복수 그리고 반전.
외로움과 추위와 어둠 속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이를 애타게 기다리다 숨이 잦아지는 여인과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그녀에게로 돌아가려는 한 남자의 피가 타는듯한 노력은
그들의 사랑과는 관련없는 세상의 일들의 개입으로 끝내 이루어지지 못했지만
그 여인이 숨이 잦아들면서 남긴 메모는
그녀가 온 몸으로 사랑했던 이가 그녀를 따라가는 길에
그를 정겹게 품어주는 노래가 되어 주었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
사막을 배경으로 한,
아름답고 더 이상은 더 가슴 아플 수는 없는 슬픈 비행의 영상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것 같다.
안소니 밍겔라 감독을 난 많이 존경하며 그의 영화를 볼 때마다 늘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랄프 파인즈는 내가 아주 아주 좋아하는 배우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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