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세상에서 그 녀석들을 보호해 줄 유일한 손이었던 것을 그땐 몰랐었다.
그래서 너무 쉽게 그 녀석들을 놓아 주었다.
그들은 영문도 모른 채 약국을 향하여 일제히 서서는 눈을 박고 있었다.
그 녀석들의 살림살이는 참 많았다.
그 녀석들의 커가는 상황을 자주 연락 주기로 하였고
시간나면 그 녀석들을 보러 가기로 약속까지 받아 놓았다.
한 녀석은 종견 중에서도 아주 좋은 종이라 하여 돈을 많이 주고 산 녀석이자만
그 녀석들을 키워 줄 새 부모와 같은 사람에게 돈을 받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대신
"많이 사랑해 달라"
"세 살박이 말티즈와 요크셔는 한 우리에서 지내게 해 달라"라는 주문이 전부였다.
아이들 성화에 말티스 포미를 들이고 나서 비슷한 시기에
주인 복이 없어 이집에서 저집으로 옮겨 다니고 있던 같은 나이 요크셔 재롱이가 들어왔다.
순한 포미가 재롱이 등살에 피곤하기는 하였지만
그 녀석들은 꽤나 사이가 좋았다.
재롱이는 제 기분만 나면 포미의 눈부터 귀 안까지 온 몸을 세수를 시키다시피 해주다가도
밥 먹을 때나 잠을 잘 때에는 종부리듯 포미를 제 맘대로 부려먹었다.
밥도 제 것 포미 것 다 입을 대어 놓고 포미을 먹게 했고,
잠을 잘 때에도 포미 등 위에 제 머리를 얹고 잠을 잤다.
그들만의 룰이었고 포미가 괴로워하지 않기에 저희들끼리 세운 룰을 인정해 주고 그대로 두었었다.
그래서 재롱이 포미를 늘 같이 지내게 해달라는 주문을 하였던 것이다.
그 자식같은 아이들을
종견은 종견으로
우리 포미와 재롱이는 시골 넓은 마당에서 자기 집 개들처럼 잘 키워주겠다 하여
떠나 보내는 길이었다.
그러나,
잘 도착하였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더 이상의 연락을 받을 수가 없었다.
내가 전해 받은 전화번호로 전화했을 때에는
없는 국번이니 다시 확인하라는 녹음된 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
한 살박이 요크셔 종견 녀석은 개 시장에서 상품 가치가 있겠지만
포미와 재롱이는 상품 가치가 아예 없는 것이 가장 마음에 걸렸다.
상품 가치란 그 녀석들을 사랑하지 않는 상태에선,
그들이 대접을 받을 수 있는가 없는가가 결정 되는
아주 중요한 관건이 되는 기준이 되는 까닭이었다.
난 그렇게 허망하게 내 자식같은 녀석들을 일 순간에 놓쳤다.
그 녀석들에겐
아무리 잘 해주겠다, 넓은 자연에서 뛰어 놀게 해 주겠다,라는 번지르르한 말보다
그 녀석들 눈꼽 닦아주고 이빨 닦아 주는 내 손이
그들에게 최고의 행복을 가져다 주는 손인 것을
그때 난 몰랐다.
어쩌면 그 녀석들은 처음부터 알았을지 모른다.
그래서 세 녀석 모두 일제히 약국을 향하여 서서 눈을 박고 있었을지 모른다.
'이런 저런 이야기 > 3'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람의 시각 (0) | 2007.06.24 |
---|---|
내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의 진실을 찾아서 (0) | 2007.06.21 |
친구여... (0) | 2007.06.15 |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드립니다. (0) | 2007.06.14 |
사랑의 표현 (0) | 2007.06.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