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매에게...
오랫만에 자매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 지역을 떠나신다고요.
대책없이 감성적인 저는 그 소식을 접하고 마음이 또 내려앉았습니다.
어떠한 형태로의 사랑이든, 저의 사랑을 일방적이라도 전하지 못하고 살면서도 말입니다.
늘 옆자리에 앉아, 같은 기쁨 같은 감사함에 우린 정말 한마음이었지요.
하나님을 기뻐하는 우리의 마음은 그대로인데,
우리가 서로 가고있는 길은 너무나도 다른 길이 되고 말았습니다.
자매는 이 조직이 하나님께서 세우신 지상 조직이라 믿어 의심치 않으며 조직에 밀접히 따르고 있고,
자매와 한마음 한기쁨이던 저는 그 조직을 하나님 사랑하는만큼 증오하게 되어버렸으니 말입니다.
자매는 조직의 지시에 순종하기 위해 정든 이곳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고,
저는 이 조직이 하나님의 신권조직이 아닌 거짓 인간조직임을 알리는 일을 이시간에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저를 향한 자매의 마음이 어떠한 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자매 또한 자매를 향한 저의 마음이 어떠한 지를 잘 알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자매,
솔직한 제 마음을 이야기 해 볼께요.
저는 커다란 워치타워도 두렵지 않습니다.
전 세계 수 많은 증인들의 어마어마한 사람의 숫자도 무섭지 않습니다.
단지, 자매에게 이 사실을 알리기가 두렵습니다.
인생의 모든 희망을, 예수께서 왕으로 계신다는 신권 조직에서 제시한, 우리 손에 잡힐듯 잡힐듯한
그 낙원에 두고,
노후에 돌아갈 집 마저도 남겨두지 않은채, 조직의 가르침에 전적인 자기 희생을 기꺼이 해오던
자매였지요.
자매에게 조직이 어떠한 존재인지 알기에,
저는 자매에게 조직에 대한 정확한 사실을 알리는 것이 마음이 아픕니다.
자매에게 조직은 어머니이며 고향이며 희생의 보상이며 미래며 약속이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그런 저에게는, 조직의 지시로 그동안의 보금자리를 정리하며 떠날 준비를 하는 형제 자매를 보는 것은
저에게는 잔인한 고통과도 같은 것입니다.
예수께서 왕으로 계신 하나님의 조직이며 하나님의 언어전달 통로인 신권조직이라는 주장이
너무도 엄청난 거짓말이란 사실을 저가 아닌 다른 통로로 자매가 알게 되기를 바라는 저는
정말 용기 없는 사람입니다.
그것은, 제가 알아버린 진실에 대해 자신이 없어서가 아니라 ,
자매에 대한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내 사랑하는 자매가 아파하는 것을 뻔히 보면서 제가 수술용 진실의 칼을 댈 자신이 없다는 것입니다.
부디 사랑많은 다른 형제 자매에 의해 진실이 밝혀지길 바랄 뿐입니다.
저의 용기 없음은 부족한 저의 한계입니다.
제 눈에 비친 증인 조직은,
땅 위에서 보이는 나무보다,
땅밑 뿌리에서 옆으로 번지며 엄청난 힘으로 땅을 움켜잡는 향나무같았습니다.
자매가 조직에 몸 담은 연수에 비하면 비록 순간같은 기간일지 모르나
제 눈에 비친 증인 조직의 희생은, 눈에 보이는 거대한 조직이 아니라,
땅과 같은 우리 형제 자매들의 희생이었습니다.
저의 용기 없음과 저의 여린 마음으로 제 손으로 자매의 손을 직접 끌지 못함을 죄스럽게 생각합니다.
저의 용기없는 자리 위에, 부디 사랑 많으신 우리 주님 능력의 손길이 머물러 주셔서
하나님을 사랑하여 하는 선한 열심들이, 우상과 같은 조직에 바치는 제물이 되지 않도록,
하나님의 말씀이, 더러운 거짓 예언자가 세운 조직의 기만적인 입에서 나오는 것들로 더 이상 왜곡되지
않도록 막아주시기를 기도드릴 뿐입니다.
자매의 수 많은 세월과 기회를 증인 조직이 거두어 갔을지라도,
우리 자매의 순수한 기도와 선한 열심들은 선한 우리의 어버지 되시는 하나님께 기억되시길 바랍니다.
앞으로 우리에게 어떠한 상황에서 다시 만나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자매, 우리 꼭 기억해 두십시다.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은,
우리가 눈물 글썽이며 감사해 하던 하나님은, 자매와 제가 함께 사랑하던 하나님이셨고,
부족한 능력이지만 내 아버지께서 바라시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그 어떠한 일이라도 바로 발벗고 나서려 하였던, 자매와 저가 함께 사랑하던 하나님이셨습니다.
그때의 그 마음이 지금의 마음과 같다면 지금도 우리는 한 형제입니다.
예수님의 그 아까운 피로 인해 하나된 우리입니다.
그 하나된 우리는 조직이 갈라놓을 수 없으며, 성서적 다른 견해가 갈라놓을 수 없을 것입니다.
부디 늘 건강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여전히 많이사랑합니다. 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