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너무도 멀었나 봅니다
며칠 전 남편에게 불같이 화를 내었습니다.
마음은 그날로 다 풀렸지만 다음 날 몸살을 앓을 정도까지였으니
정말 화가 머리 끝까지 난 것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남편이 먼저 억울하게 심한 화를 낸 일이 발단이었지만, 화를 낸 사실보다 저를 극도로 자극한 것은
역시나 말투였습니다.
그처럼 화를 내 본 것은 정말이지 아주 아주 오랫만이었습니다.
그날 밤은 제가 너무 아파 옆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고 다음 날 되어서야 옆사람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 많은 시간과 함께 한 세월동안 보여주었던 남편의 지속적인 믿음과 사랑을 늘 고마워하면서도
일방적인 감정이 실린 무례하게 느껴지는 몇 마디에 그간의 수 많은 사랑스런 행동들의 거름들을
묻어둔채, 어떻게 목숨을 걸듯 몰아부쳤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의 미안한 마음이 깔린 앞으로의 다짐 반과, 남편에 대한 앞으로의 경고를 반으로,
베드로서의 말씀을 건냈습니다.
나쁜 주인에게까지도 복종하라 하시니, 앞으로는 남편에게 억울해도 분을 내지 않을 것을 약속할 것이고,
나쁜 주인은 하나님께서 벌하시듯 나쁜 남편도 하나님께서 벌하실 줄 알고 조심해야 한다고
엄포를 놓았습니다.
그 다음 날부터는 저 안의 재판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아직까지 자존심은 저의 생명같은 존재라는 사실과
자존심이 저의 주인처럼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자리에 서 있음을 깨닫고는,
신앙적으로 다리 힘이 풀렸습니다.
그리고 아직 예수님을 닮아가기에는 너무 멀었다는 생각에 막막하기까지 하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새롭게 되도록 도와주시기 전에는 저는 정말 가망이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더 매달리기로 하였습니다.
저에게 새 인간성을 입었는지 아닌지는,
저의 생명과도 같은 존재가 더 이상 자신의 자존심 같은 것이 아니고
우리를 아니 저를 위해 목슴까지 내어 놓으신 예수님에 대한 사랑과
그 분의 희생을 감내하신 내 하나님에 대한 사랑이 되는 것의 여부로
판가름이 날 것이라 생각되어졌습니다.
저는 아직 너무도 멀었나 봅니다.
죄송하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