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다정한 눈빛
엄마가 자신에게 무관심해졌다고 투정하는 딸아이 말을 생각해보니 아이하고 얼굴 마주 할 시간이 적어진 이유인듯 했다.
그래서 학원 셔틀버스를 태워 보내던 것을 내가 직접 학원에 데려다 주기로 하였다.
차로 왕복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를, 갈 때는 딸애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는 길엔 음악을 들으면서 나름대로 혼자만의 생각에 잠기는 시간으로 보내고 있다.
간혹 신호 받는 도중이면 옆에 있는 딸애를 유심히 보게된다.
내 아버지가 늘 그렇게 하셨던 것처럼...
내 어릴 적엔 아버지가 좋았지만 요즘 애들처럼 그리 편하게 아버지를 대하지는 않았다.
뭘 하고 있을 적에, 그윽하게 미소지으시면서 날 쳐다보고 계시는 것을 느낄 때면 난 부끄러웠다.
부끄러워도 부끄럽지 않은 것처럼 아버지 얼굴을 보며 다시 웃으면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며 이마를 살짝 건드리시고 자리를 뜨셨다.
요즘엔 내가 내 아이들에게 그러고 있는 자신을 보게된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엄마의 그 행동에 조금도 쑥스러워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다정한 눈빛에 그 아이의 가슴이 얼마나 따뜻해지는지 나는 알고있다.
그 눈빛은 어떠한 말과 행동보다도 더 힘있는 믿음이란 보물이었다.
널 사랑한다는...
나에게 너는 아주 소중한 존재라는...
구체적인 말이 없이도 마음과 마음으로 느껴지는 열기로 각인되는 도장이었다.
그 각인된 사랑의 도장을 가지고
육신의 아버지를 넘어서 내 생명의 근본 되시는 내 하늘 아버지를 찾아 오늘도 가고 있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