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하나님. 나의 하나님.
삼십대 중반의 여자였습니다.
눈을 뜨고 있었습니다.
흑룡강성 의학부 시체 해부실 실험대 위에 그렇게 누워있었습니다.
제 눈에 들어온 것은 자신의 힘으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정말 무력한 눈빛이었습니다.
어쩌면 그 무력한 눈빛보다 더 눈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면
그녀의 손톱에 발려진 분홍색 메뉴큐어였습니다.
주검과 메뉴큐어도 너무 안 어울렸지만,
죽음과 분홍색은 더 안 어울려 섬찟하기까지 하였습니다.
전 그녀가 불쌍하다고 생각지는 않았습니다.
그 허망한 눈빛은 언제가 될련지 모르는 어쩔 수 없는 훗날의 제 눈빛이 될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단지 우리 하나님 생각만 났었습니다.
너무도 넓은 대륙이기에 몇 날 몇 일 기차 타고 와서 가족이 병원에서 운명했을 경우
주검이 되어버린 가족을 그의 집으로 데려갈 수 없어 병원에 버리고 가는 경우가 허다한 이땅.
그래서 그녀가 흑룡강성에서 가장 큰 이 병원 의대 시체 해부실에 누워 있는 이유라면,
죽음으로 가족들과 헤어지게 되었고
주검으로 가족들이 그녀를 버릴 수 밖에 없는 현실이 그녀의 현실이 되었다면,
단지 그 현실이 너무도 가슴 아플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우리를 끝까지 버리지 않고 지금까지 우릴 버리지 않고 기억해 주시는
우리 하나님이 생각이 났습니다.
제 아버지 뇌출혈로 쓰러지시고 수술에 들어가시기 전, 수술실 안에서 대기 상태로 기다리실 적에
무의식 상태이지만 매트 옆 손잡이를 꼭 잡고 계시는 것을 모니터로 가족들은 보고 있었지만
그 얼마남지 않은 절박한 시간에
본능적으로는 느낄 수 있는 사랑이 담긴 따뜻한 손으로
우리 아버지의 본능적인 두려움으로 가득찬 그 손을 안심시켜줄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제가 우리 아버지의 상태로 누워있게 된다 하더라도 살아있을 적 제가 아무리 사랑하던
그 어떤 이도 그 시간에 저와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전 저의 하나님의 손길을 늘 기억하고 바라는지 모릅니다.
죽음 너머까지 우릴 책임져 주실 우리 하늘 아버지를 바라보게 되고
우리의 영원한 생명을 위해 당신의 몸을 희생 제물로 기꺼이 바치신 우리 주 되시는 예수님에게
저 스스로 그분의 노예가 되겠다 맹세하게 된 이유인지 모릅니다.
우리 하늘 아버지를 바라고
우리 주의 사랑을 받으며 그분께 받은 사랑을 조금이라도 갚기 위한 삶을 살고 싶은 것이
저의 가장 깊은 곳에 있는 변할 수 없는 진심이 되어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