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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알-켄의 용법과 부모를 떠나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2022. 9. 17. 14:44

'에덴의 뮈토스와 로고스'

                                   -  김창호 지음-

 

 

밝혀두지만 김창호님의 '예수의 믿음' 책과는 달리 

'에덴의 뮈토스와 로고스'의 책이 쉽게 읽어지는 내용이 아니어서

한 문장 씩 보고 읽고 내가 이해되고 받아들이는 과정으로 책 배겨쓰기 하는 중이다. 

어렴풋이 이미지만 가지고 있는 내 믿음의 형태에 세포분열하고 뼈대를 갖추게 하는 참으로 귀한 책이라

매번 놀라고 매번 감사할 따름이다.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 아내와 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창 2: 24)

 

위 문장은 난해하다. 독자들이 별생각 없이 의례적으로 읽어서일까.

문장이 이상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 

이 문장은 무엇인가 이상하다.

에덴의 이야기를 창조 설화 혹은 단지 신화로 읽는 이들에 의하면 아담은 신이 창조한 최초의 사람이다.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아담에게 부모는 있을 수 없다.

즉, 생물학적 최초의 사람이기에 생물학적 부모가 성립할 수 없다는 말이며, 따라서 부모를 떠나라는 말은 성립 불가능한 모순문장이라는 점이다.

그런데도 기독교인들은 크게 문제 삼지 않고 이 문장을 읽어간다.

과연 문제없는 것일까?

혹자는 아담 이전에 사람이 있었느냐는 논쟁으로 이 문제에 접근하려 한다.

이 또한 에덴의 이야기를 제대로 귀 기울여 읽는 태도가 아니다.

이 문장의 시작은 '이러므로'다. 영어로는 Therefore, For this reason 이다.

남자가 부모를 떠나는 까닭과 이유가 앞의 이야기에 담겨 있을까?

히브리어로는 '알~ 켄', 이 문장을 제대로 읽어내기 위해 히브리어 알~켄의 관용적 용법을 먼저 살펴본다.

 

성서의 용례를 통해 본 '알~켄'의 용법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신 고로 그들이 성쌓기를 그쳤더라.

그러므로 (알-켄) 이름을 바벨이라 하니 이는 여호와께서 거기서 온 땅의 언어를 혼잡케 하셨음이라 

여호와께서 거기서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셨더라(창 11: 8- 9)

 

그리로 속히 도망가라 네가 거기 이르기까지는 내가 아무 일도 행할 수 없노라 하였더라

그러므로(알 ~켄) 그 성 이름을 소알이라 불렀더라(창 19: 22)

 

그리로 속히 도망하라 네가 거기 이르기까지는 내가 아무 일도 행할 수 없노라 하였더라

그러므로(알 ~켄) 그 성 이름을 소알이라 불렀더라(창 19: 22)

 

두 사람이 거기서 서로 맹세하였으므로(알~켄) 그곳을 브엘세바라 이름 하였더라(창 21: 30) 

 

야곱에게 이르되 내가 곤비하니 그 붉은 것을 나로 먹게 하라한지라 그러므로(알~켄) 그 성읍 이름이 오늘까지 브엘세바더라(창 26: 33)

그가 또 잉태하여 아들을 낳고 가로되 내가 이제는 여호와를 찬송하리로다 하고 이로 인하여(알~켄) 그가 그 이름을 유다라 하였고 그의 생산이 멈추었더라(창 29: 35)

라헬이 가로되 하나님이 내 억울함을 푸시려고 내 소리를 들으사 내게 아들을 주셨다 하고

이로 인하여(알~켄) 그 이름을 단이라고 하였으며(찬 30: 6)

 

라반의 말에 오늘날 이 무더기가 너와 나 사이에 증거가 된다 하였으므로(알~켄) 그 이름을 갈르엣이라 칭하였으며(창 31: 48) 마라에 이르렀더니 그곳 물이 써서 마시지 못하겠으므로(알~켄) 그 이름을 마라라하였더라(출 15: 23)

 

너는 애굽에서 종이 되었던 일과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를 거기서 속량하신 것을 기억하라. 이러므로(알~켄) 내가 네게 이 일을 행하라 명하노라(신 24: 18)

 

내가 왕의 이름을 만세에 기억케 하리니 그러므로(알~켄) 만민이 왕을 영영히 찬송하리로다(시 45: 17)

 

'알'은 전치사고 켄은 부사지만, 두 단어가 함께 마켑(연결부호)로 결합되면서 문장에서는 접속사의 역할을 한다. 알켄 용법이라 할 수 있겠다. 

'Therefore' 'For this reason' '그러므로' '이러므로' '이로 인하여'의 뜻이 된다.

앞의 문장이나 어떤 내용이 이유, 원인이 되어 그 결과로 생기는 것을 다음 문장으로 연결한다.

앞의 문장이나 내용을 뒤로 이어주면서 그것을 꾸며주는 부사 역할을 한다고 하겠다.

 

야곱에게 이르되 내가 곤비하니 그 붉은 것을 나로 먹게 하라 한지라 그러므로(알~켄)에서의 별명은 에돔이더라(창 25: 30)

위 구절에서 에돔은 붉다는 뜻이고, 에서가 붉은 것을 나로 먹게 하라 했기 때문에 그러므로(알~켄)에서의 별명이 에돔이라 했다.

이것이 알~켄 용법이다. 앞의 어떤 행위의 결과가, 이어지는 다음 문장의 결론을 가져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창세기 2장 24절 문장에서 '이러므로(알~켄)를 어떻게 읽어낼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러므로 (알~켄)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 아내와 연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창 2: 24) 

이러므로 라니? 도대체 앞의 어떤 문장이 남자가 부모를 떠나는 행위의 원인이 되는 걸까.

아담에게 생물학적 부모가 있었고 그를 떠나라는 이야기일까? 만일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러한 상상은 성서를 단지 육체의 이야기로만 읽어내려는 발상에서 비롯된 것이라 하겠다.

에덴의 이야기는 상징과 비유로 가득하다. 

옛사람의 지혜가 가득한 지혜문학이며 비유문학의 백미다.

일~켄  곧 '이러므로'는 창세기 2장 4절부터 25절까지를 한 문장으로 압축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은 것을 이해해야 한다.

 

아브람이 본토 친척 아비집을 떠났고 데라는 갈대아 우르를 떠났듯 아담도 떠나는 곳이 있었다.

여기서 아담은 아파르(흙가루)아담이다. 아담 아파르는 하아다마에서 떠나온 존재(민하아다마)다.

'민'은 전치사 from 이고, '하'는 정관사며, '아다마'는 earth 혹은 ground다.

안개만 올라왔던 그 땅으로부터 떠나서 아담 아파르가 된다는 것이 에덴 이야기에 나오는 떠남이다.

그러므로 아담에게는 하아다마가 본토 친척 아비 집이고 부모인 셈이다.

 

하아다마(창 2: 5~ 6)는 아담 아파르의 처음 하늘이자 처음 땅이었으며, 처음 아버지고 처음 어머니였다.

그리고 새로 맞이한 에덴은 아담의 새로운 하늘이고 새로운 땅이다.

아담 아파르는 하아다마를 떠나 새로운 아버지와 새로운 어머니를 맞이하니 양자의 영이며,

동산 각종 나무의 실과를 먹고 각종 나무와 짐승에게 이름을 지을 수 있으니

돕는 베필이 필요하고, 갈비뼈를 뽑아 여자를 향하여 세울 수 있으니 마침내 아내를 맞이한다.

 

이렇게 아담이 하아다마를 떠나 아담 아파르가 되고,  네 강이 흐르고 각종 나무와 중앙에 생명 나무과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가 있는 에덴의 동산지기가 되어 돕는 베필이 필요하고, 갈비뼈를 뽑아 여자를 향하여 세울 수 있으니 마침내 아내를 맞이한다는 내용이 2장 4절부터 23절가지 이야기다. 이것이 하늘과 땅의 계보 이야기다.(창 2:4). 

알~겐,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을 떠나"는 2장 4절에서 19절까지라면, "그 아내와 연합하여 그들이 한 몸이 되었도다"는 2장 20절에서 23절이다. 창세기 24절의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에서 '이룰지로다'는 명령형으로 번역되었지만, 히브리어 원문은 명령형이 아니고 미완료시상도 아니며 완료시상이다. 즉, 그들은 한 몸이 되었다는 의미의 문장이다. 하여 24절에서 히브리어 알~켄의 용법이 비로소 이해될 수 있다. 창세기 2장 24절은 창세기 2장의 대서사를 한 문장으로 나타내주는 문장이다. 단지 결혼주례에서 인용하는 너도 알고 나도 알고 누구나 아는 일반의 상식을 일컬어 이 비밀이 크다고 바울이 주석했을까. 그러므로 (For this resan) 사람이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그 둘이 한 육체가 될지니 이 비밀이 크도다. 나는 그리스도와 교회에 대하여 말하노라(엡 5: 31~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