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2014. 9. 24. 13:39

바다였다.

 

진회색 먹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었고

사나운 바람은 거친 붓이 되어 사나운 바다를 그려내고 있었다.

 

해변가로 썩은 짚더미가 온통 흩어져 떠다니고 있었다.

 

나는 물에 들어가 그 썩은 쓰레기들을 거둬들이는 작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건 당연히 내 일이라 생각했다. 

 

나는 우주복같은 작업복을 입고 장비를 챙겼다.

 

그런데 ..

바다에 들어가려고 하면 밤이 되어

물 위 아래가 가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시야가 확보되지 않았고 ..

 

또 다시 들어가려 하면  

바닷속 물의 차가움에 대한 상상이 내 온 몸을 얼어붙게 만들어

내 몸이 내 의지를 무력화 시키는 거였다.

 

고장난 비디오처럼 그 상황은 계속 반복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