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일듯 말듯한 세계 ..
보일듯 말듯한 그 세계에 들어가면
나로 갸우뚱하게 만들었던, 빛과 어둠이 교차하며 만들어내던 이 세상의 이야기가 모두 이해되고
'과연!' 이라 중얼거리며 하늘을 향해 환한 미소 올려드릴 수 있을듯도 싶은데 ..
넌 이런 경험 없었니?
일어나려고 지지가 될만한 뭔가를 짚었는데
그것이 형태를 갖춘 푸석한 모래 무더기에 지나지 않아 힘을 준만큼
더 중심을 잃고 넘어지게 되는 상황 말이다.
지독한 꿈이었는지, 아니면 내가 무수히 겪은 일이었는지도
도무지 모를 정도로 익숙한 그 뭔가는
나를 공중분해 시키기에 충분했었지.
요즘 '반전'이라는 단어가 흔히 내 눈에 들어오던데..
살면서 피해의식을 많이 가지고 살게 된 나에게
요즘 '반전'의 세계가 펼쳐졌단다.
나 역시 형태를 갖춘 모래 무더기였다는 거 ..
나 역시 또 무수한 누군가에게는 또 그런 사람이었고,
사람들이 사는 세상에서 일어나는 거의 대부분의 일들이란,
바람과 바닷물이 만들어 놓은 거칠은 해변가 모래 물결층들 속에
여전히 바람과 바닷물과 모래의 조화 속에 일어나는 미세한 물리적 움직임에 불과하다는 거..
반전에 반전이라면,
모래 무더기같은 나를 공중분해시키던 요인은 외부에 있는 실제하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사실이었어.
사람들에게 받은 에너지가 나의 에너지와 만나 생긴 변이된 그것이었지.
또 변이된 그 에너지는 또 누군가에게 비슷한 영향력을 주었을 것이구.
어떠한 이유에선가
내 안에 깡패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단다.
깡패들 몇이 있는 것이 아니라 불행히도 아예 군단으로 존재하고 있는 걸 알게 되었지.
살면서 나를 정말 곤고하게 만들고 무력하게 만들던 그 요인은
외부에 있지 않고 바로 내 안에 있었던 그 깡패군단의 횡포와 만행이였어.
난 그들의 횡포와 만행에 지쳐들어갔으나 나와 하나되어 있는 그들의 영향력이 아닌
외부에서 원인을 찿아왔던 것이지.
난 내 안에 깡패들 ..
내 안에 깡패군단은 음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
어떤 자극이 들어오면 자폭 쪽으로 가려는 에너지로 충만해지곤 했으니까.
그 깡패들은 어쩌면, 인간을 숙주로 삼아 기생하는 변종 기생충같은 존재들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즉 변종 기생충들을 죄라는 에너지로서 소멸되지 않고 끝없이 이어 나아가려는 힘
그 자체로 여긴다면 억지스러운 비유가 될까?
'그럼 그 깡패들은 대체 어떻게 내 안에 들어와 군단을 이루고 살고 있었던 것일까?'
이 질문은 오늘 종일 나와 씨름하던 질문이었어.
난 답을 찿았지.
그건 죄의 에너지와 또 다른 죄의 에너지가 서로 닿아서 생긴 상처가 변종 기생충의 숙주가 되었고
여전히 아물지 않고 덧나기를 계속하는 질척한 상처가 바로 그 숙주를 통해 성장한 기생충이
알을 낳는 장소가 되었다는 것이야.
그렇게 해서 내 안에 깡패군단이 생겨났고 내 안에서 더없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며
내 생각과 감정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나 봐..
내 기억에는 아주 스산한 잔영이 하나 남아있어.
실제 상황은 아니고 훈이오빠 죽기 얼마전에 꿨던 꿈 속 영상이었지.
시끌벅적하고 화려한 조명이 춤추던 꿈같은 일정이 모두 끝나고
써커스단원들도 짐을 꾸려 떠난 후의 상태 같았지.
찢어져 너덜너덜해진 깃발들과 버려진 쓰레기들이 그걸 증명하고 있었어.
단원들의 숙소로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이는 무명 천막들 안에는
원색의 천 쪼가리들과 옷가지들이 바닥에 널려 있었는데
놀랍게도 그곳 구석에 누군가 벽을 향하여 웅크리고 누워있었지.
그때 떠오른 단어는 '절망'이었어.
그 절망의 상태에서 구원 가능한 유일한 출구는 바로 '죽음'이었지.
나는 지금 또다른 영역에서 그 꿈을 또다시 꾸고 있어.
이번엔 내가 그 꿈에 주인공이 되어서 말이지 ..
이런 말 한다고 걱정하지는 말아.
이번에도 '반전'의 세계가 펼쳐졌으니까 말이야.
길이요 부활이요 생명이 되신 나의 주 예수 그리스도께 두는 믿음을 통해
절망이 희망으로 채워지고 있는 중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