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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거하는 이곳이 어쩌면 당신의 품속이기에 ..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2012. 2. 18. 17:05

산속에서 산의 형체를 볼 수 없듯

당신의 품속에서 자라온 저였기에 

정작 당신의 모습을 볼 수 없었나 모릅니다.


저는 당신의 모습을 보여달라 청하였고 

신실하신 당신께서는 메뚜기 눈같은 저의 눈이 겨우 인식할 수 있는 차원에서의 당신의 모습을,

거대한 산과도 같으신 당신의 작은 능선 능선과 작은 골짜기 부분 부분을,

그때 그때마다 보여주셨지만,

저는 저도 모르게 오직 제가 예상하던 당신의 모습만 보여기기를 고대하며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그때 그때마다 보여지던 그것 모두가 당신의 실제 모습이었는데 말입니다. 

 

저는 이제 더이상 당신의 모습을 보여달라 청하지 않겠습니다.

한계 지을 수 없으시기에 형체를 지니실 수 없으실 뿐더러

거룩하신 당신께는 쏟아지는 빛과도 같으신 분이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요.


저는 이제 

당신의 말씀속에서 그리고 당신의 피조물을 향한 위대하신 사랑안에서 

당신이 어떠하신 분이신지를 깨달으며 그 모습안에서 당신을 뵈옵습니다.


메뚜기 눈에 어찌 산이 다 들어갈 수 있겠으며 그산에서 비롯된 강이 어찌 담길 수 있겠는지요.

오직 거짓말 하실 수 없으신 당신의 말씀 안에서

자기존재에 대한 인식과 당신의 약속에 대한 믿음을 통해서만 

우리는 당신을 뵈옵고 당신을 알아갈 수 있는 거였습니다.  


제 믿음의 고백에는 곤한 단내가 배여있습니다.

그것은 온몸으로 직접 부딪쳐서 거둬들인 것들이기 때문입니다.

 

제 고백은 문자로 갇히지 않을

살아넘실거리는 바닷물과 같을 것입니다.

 

제 믿음의 고백들은 결국 한 장의 숨쉬는 판화로 완성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백의 행간이 바로 여백,

그 고백을 내게 유도하는 질문이자 그 질문에 지문이 되는 ..

 

멀지 않은 날에, 완성된 그 판화를 당신께  보여드릴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