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존경스럽습니다..
당신 앞에서 어찌 감히
피가 거꾸로 솟는 분노와 애통함과 절망을 이야기 할 수 있겠습니까?
미치지 않고서는 견디기 힘든
불타오르는 모성의 본능을 거슬러
불같은 감정앞에 그을릴지언정 자신을 놓아주지 않고 내내 견디고 계시는 당신,
저는 그런 당신이 존경스럽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까워 땅에 내려놓지도 못하고 가슴에 묻고 살아야 할,
내 이이가
앞을 도무지 분간할 수도 예측할 수도 없는 칠흑같은 어둠을 밝히는 횃불이 되어,
그어둠 속에서 서서히 죽어갈 어린 영혼들에게 선물이 되도록
고귀한 사랑의 힘으로 힘겹게 버티고 계신 당신,
저는 당신을 존경합니다.
연록색 여린 순같고 잠자리 날개처럼 보드라웠지만
가족들에 대한 배려와 사랑은 먼길을 돌아 유구하게 흐르는 강물과도 같았던
착하디 착한 그 아이가 마지막으로 남긴 허공에 떠도는 말소리를 들으며
저는 죄없는 아벨을 죽이던 '가인'의 피묻은 손이 떠올라 분노로 숨을 몰아쉬어야 했습니다.
부디 끝까지 잘 견디시어
이땅에 어두운 곳을 밝히는 횃불로 스러져간
당신으로 비롯된 작은 선물이 오래 오래 선한 기둥과 선한 등불이 되어
더이상 억울하게 불행에 내몰리지 않게 하는 이땅에 작은 선물이 되게 해 주세요.
당신의 그 선한 행동으로 당신과 당신의 가족 모두가 그 선한 행동의 결실들로
그래도 행복해지시기를 기원합니다.
부활의 소망을 가지고 있는 저이기에
그래도 그래도 안심하고 기대합니다.
먼 훗날 애통했던 것만큼 그리웠던 것만큼 고통스러웠던 것만큼
더 기쁘고 행복해질테니까요..
하늘 아버지께서
복 되고 복된 희망과 소망을 가슴에 새겨주시어
그래도 견딜 수 있는 힘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저는 당신이 존경스럽습니다.
무정하고 무감각하고 무지하고 무식한 것이 악한 에너지의 소산이며
그 소산은 그 근원과 늘 왕래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신의 불행 앞에서 따라 참 아프고 슬펐습니다.
먼 훗날 아주 먼 훗날일지라도
당신께서 당신의 그 사랑스러운 아이를 품에 안고 기뻐할 당신의 모습을 꼭 보고싶습니다.
부활의 희망을 주시고 길을 열어주신 우리 주님께 먼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