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에 네비게이션
순간 순간 목숨걸던 것들이 낱낱의 성냥개비들이 되어
그 성냥개비들로 입체적인 작은 구조물을 만들어가는 과정 ..
그 과정이 내가 이땅에서의 삶일 것이다.
이 땅에 사람들의 평가는 내게 사실 그리 큰 의미가 없다.
난 오직 내 생명을 내시고 그 생명의 바탕이 되는 시간을 허락하신 내 창조주 하나님 앞에
내가 어떤 모습으로 서게 될 것만 중요하다.
아무리 순식간에 흔적도 남기지 않고 스러지고 말 성냥개비 낱개 하나 하나에 내가 들어있었을지라도
내 하나님은 사람들과는 같지 않으셔서
당신의 긍휼과 자비로
돌이키는 나의 걸음을 기뻐하실 것이다.
무수히 움직이는 가운데
일관된 어떤 나 자신도 어찌할 수 없는 길
그길이 내가 걷고 있는 길이다.
내 영혼에 심장에 해당하는 '양심'이 살아 슴쉬는 가운데
내 영혼에 네비게이션은 내 주님의 말씀이시다.
염소기질이 다분한 나는 네비게이션이 제시하는 길보다는
항상 내 생각 내 감정으로 먼저 도전해 보고는
백에 백번 나의 선택이 틀렸음을 재확인하고
그때서야 돌아와 네비의 지시대로 처음부터 그 길을 다시 시작한다.
네비게이션의 지시 하나 하나마다 그것이 결국 최상의 조언이었음을
내 온몸으로 확인하고
항복한 나만의 기억이 보태진
네비의 지시가 더 굳건히 되어 내 안에 말씀으로 다시 새겨지곤 한다.
어찌보면 난 믿는 자들 중에 염소중에 왕일지 모른다.
믿는 자들에게 염소라 하면 양보다는 못한 성품으로 격이 아주 떨어진 믿음으로 여김을 받겠지만,
그런 나이기에 내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는 더 채워져 그분의 사랑을 더 분명하게 기억하게 되는 내가 될 것이기에, 그런 면에서 양보다 염소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내 주의 말씀이 내 의지에 생명이 되시어,
비록 흔들 흔들 비틀 비틀하는 나의 걸음일지라도
내 주님 계신 내 영혼의 본향으로
결국 결국 난 그곳에 이르게 될 것이다.
길은 바로 말씀 자체가 되신 우리 예수님이시니까..
낱낱의 성냥개비로 이뤄내는 구조물 ..
그 구조물을 지어가는 과정에서
나는 무엇이 죄인지, 하나님의 공의가 무엇인지, 하나님의 자비가 무엇인지를
나는 온몸으로 알아가고 있는 중이다.
더 선하지도 더 악하지도 않아 지극히 평범한 나이지만
어쩌면 원죄의 본색이 지극히 짙을 수 있는 하와의 후손인지라,
철저한 하와의 후손다운 모습으로
그 성냥개비 구조물을 지어가는 과정에서 그토록 고단해 하면서도
말똥벌레 말똥 지고다니듯 늘 그렇게 고단한 관계들을 짊어지고
늘 같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하와의 뇌리에서, 하나님과 하나님께로부터 받았던 구원의 약속으로부터 절대 자유로울 수 없었을
그녀였기에,
그 하와의 후손이며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구원의 약속 안으로 들어간 나역시
어찌 삶과 죽음과 그 너머에 존재하는 영적인 세계에 무심할 수 있겠는가? 자문해 본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세계와 보이지 않으나 더 진실되게 더 깊이와 폭과 너비로 존재하는 세계를
함께 보며사는 나의 고단함의 근거를
오늘도 다시 되짚어 보며
나 역시 하나님의 보통 피조물 임을 스스로 확인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