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1/5
나의 정체성에 대하여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2010. 11. 27. 07:55
그 여리디 여린 새..
왜 갑자기 허공을 가르며 날아갔을까..
그 새는 언제부터? 왜? 이곳에 숨소리도 내지 않고 머물고 있었을까..
그새가 날아가면서 내던 그 서툰 울음소리는 혹
내 울음소리와 비슷하지는 않던가 ..
나는 텅 빈 허공을 향해
바람을 가르며 날아가던 그 새의 흔적을 본다..
자기를 보호할 빳빳한 깃털도 채 가지지 못한 새..
그를 두르고 있는 보드라운 솜털은 여전히 아기새의 것 ..
드러난 상처는 결코 어린 새의 것은 아닌데 ..
자존심 세어 보이는 그 새가 둥지를 틀었던 이 공간에
더이상 머물 수 없겠다 함은 대체 무얼 의미하는 것일까..
이 공간은 지극히 사적인 개인 思惟의 공간일 뿐인데 ..
혹여..
나도 감지하지 못하고 있던
흔들리고 있는 나의 정체성 혼란이
동물적 육감에 예민한 여린 새에게 먼저 감지되었던 것은 아닐까..
딱히 머물 장소도 없이
무작정 길 떠난 것같은
여리디 여리고 아픈 것같기까지한
그 새가 날아간 허공의 길을 본다..
난 누구이며
내가 살고 있는 자연의 모습과
아무리 흔들려도 결국 벗어날 수 없는 나의 정체성과는
얼만큼의 간격이 존재하는 것일까 ..
과연 그 간격이 정말 존재하고 있기는 한 것일까..
지금의 내 모습이 자연 그대로의 나라면
떠난 그 새는 진정 나에게 무엇을 바랬던 것일까 ..
그 새 날아간 곳에 아침 햇살이 가득하다..
'부디 그 새
더이상 사람을 좋아하거나 의지하지 말고
지극히 선하신 나의 아버지의 품 속에서 진정한 평안을 찾게 되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