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1/5

유일한 탈출구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2010. 9. 28. 01:24

오..  나의 주님이신 예수여 !  

저는 십자가에 달리신 당신을 봅니다.

 

아.. 나의 구주이신 예수여 !

저는 제단 앞에  처참히 죽어 올려져 있는 당신을 봅니다.

 

돌이킬 수 없는 많은 시간을 보내고서야 

자기 앞에 벌어져 있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사람처럼

저는 이십 세기가 넘는 기나긴 시간의 강을 넘기고나서야 

당신 앞에 섰습니다.. 

 

긴 잠을 잤습니다.

내내 악몽을 꾸었습니다.. 

 

 

........

 

 

 

모두 벌거벗은 임금님처럼 왕이 되어서는

머리에 보이지 않는 자기 왕관을 쓰고 있었습니다..

모두 자기 관념의 세계에 시작이자 끝이었습니다.. 

 

그 관념의 세계가 자신이 인지하는 세계였고

그 세계에 중심에 서 있는 하나님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 세계는 무수히 많은 작은 거품들 같았습니다.

 

그것들은 서로 뭉치기도 다시 흩어지기도 하였고

때로는 바벨탑을 짓던 그 에너지로 거대한 허상의 세계를 만들어 올리기도 했지만

역시나 비누거품의 본질은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원래 본질은 속일 수 없듯이

힘의 조율로 인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세계는

작은 비누거품이 모여 세워진 거대한 형상처럼 위태로웠습니다..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공허감으로 인한

무리한 집착은 그나마 허락된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좌충우돌하면서

모두 소멸로 달려나갔습니다.

  

 

........ 

 

 

 

죄인을 보았습니다.

그 철저한 죄인은 바로 저였습니다..  

 

천박함을 멸시하는 저는 대놓고

얼굴을 붉히며 욕을 하지 않았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울분을 못이기며 실제보다 더 주관적인 입장으로만 욕을 해댔습니다.

싸움을 싫어하는 저는 싸움도 피했습니다.

그렇다고 미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차라리 폭발시키지 못했을 뿐, 미움의 에너지는 그대로 담겨있었습니다..

겁이 많고 마음이 여린 저는 아무리 화가나도 남을 때리거나 남을 해치지 않았습니다..

대응하는 방법이 달랐지만 차라리 말로 정신적인 살인에 가까운 고도의 치명적인 말을 찾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만일 ..

천박함을 천박함으로 알지 않았다면, 저도 대놓고 얼굴을 붉히며 욕을 했을 것이고,

싸움을 생존방식의 하나로 알았더면, 저도 말싸움이 일상이 되어 전혀 피하려 하지 않았을 것이고,

무지하고 겁이 없고 본능에 더더욱 충실하고 분노에 절여 있었더라면, 쉽게 남을 해칠 수 있는 사람이 되어

분을 이기지 못해 살인을 이미 저지른 이가 되어 있었을 수도 있을 것이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이땅에서 죄인이라 불리워지는 모든 이들의 친구요 형제요 자매였습니다.

그들과 저는 조금도 다를 바 없는 존재였습니다. 

 

죄인을 죄인이라 부를 수 있으신 분은, 각자의 심장에 양심을 넣어주신 분,

우리들의 심장과 신장을 살피시며 각자 처한 환경에서 자기 양심에 반응하는

그들의 행동을 은밀히 보고 계시는 

오로지 당신만이 하실 일이었습니다..

 

어떤 것도 감출 수 없는 수정같이 맑으신 파란 눈동자 앞에, 저는 ..

철저한 이땅에 죄인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당신의 피가 뿌려지지 않으면, 죄로 죽을 수밖에 없는 철저한 죽음 아래 발목잡힌 완전한 죄수였습니다..    

 

그 파란 보석같은 눈동자 속이 마치 무한한 빛의 세계같으신 분께는

당신께 속한 완전한 선함과 완전한 사랑을 추구하며 끝없이 스스로를 모는 에너지 자체가

더 뿌리깊은 죄성에 근거하고 있다고 여기실지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게는 원수가 함께 동거하고 있었는데

그 원수는 바로 에덴동산 앞에 선 하와와 아담이 가졌던

하나님과 반목하면서 스스로 하나님처럼 되고자 하였던 의지의 한 맥락인

이기심과 배신으로 병든 '자아'인 것 같습니다..  

 

이기심과 배신으로 병든 '자아' ..

 

아버지! 당신의 피를 저의 그 괴로움의 원천에 뿌려주셔서  그 죄에서 부디 벗어나게 해 주세요..

캄캄한 죽음의 땅에 유일한 탈출구는 당신이시며,

그 죽음의 족쇄를 끊는 것은

오늘 저의 이시간을 위해 흘리신 당신의 진정 아프고도 소중한 보배로운 피 임을 

저는 .. 저는 .. 이미 ..  알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