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1/나의 일상

겨울을 나는 나무 ..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2010. 2. 18. 09:23

 

    기도  /  나태주 

 

 

 내가 외로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외로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추운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추운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내가 가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가난한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더욱이나 내가 비천한 사람이라면

나보다 더 비천한 사람을 생각하게 하여 주옵소서.

 

그리하여 때때로 스스로 묻고

스스로 대답하게 하여 주옵소서.

 

나는 지금 어디에 와 있는가?

나는 지금 어디로 향해 가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나는 지금 무엇을 꿈꾸고 있는가?

 

 

 

 

 

 

 ...........

 

누군가

인생을 겨울나기 하는 나무들과 같다고 그랬었지..

  

그래.. 맞아..

 

죽을 것같은 날씨 중에 .. 

어쩌면 

난 이미 죽었을지 몰라..

 

날이 풀려 얼어붙은 강물이 녹기 시작할 즈음이 되에서야

 

지난 겨울

유난히 매서운 바람 불던 날 밤에

그밤에

얼어죽었을 거라고

함께 나란히 서 있던 나무들이

기억을 더듬으며 말하게 될 지 몰라..

 

아니 아니 어쩌면 ..  

죽은듯

긴 잠을 자고 있는 것 일지도 몰라.. 

 

아주 무서운 꿈을 꾸고 있는 중이라

커다란 검은 불곰 앞에서처럼

죽은듯 눈 감고

숨도 죽인채 그렇게

그렇게 그렇게 두 팔을 하늘로 향하고

마냥 마냥 그렇게

서 있는 중인지도 몰라..  

 

아니 어쩌면 ..  

어쩌면 어쩌면 ..

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랑을 꿈꾸어 보는 것일지도 몰라.

 

심장이 여전히 뜨거워질 수 있는지 ..

심장이 여전히 두근두근거려질 수 있는지 ..

시리도록 차가운 맑은 눈물이 여전히 가슴에서 샘을 낼 수 있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