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1/5

곰탕거리를 준비하다가 ..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2009. 9. 20. 19:55

아시는 분이 우족 두 개를 보내왔다.

그것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 사골과 엉치뼈를 사다가

핏물을 빼고 끓는 물에 데쳐놓고 솔로 씻기 위해 쏟아놓고 보니

우족에 솜털이 군데 군데 붙어있었다.

삶아 낸 상태라 털이 잘 빠질 줄 알았더니 그런 것도 아니었다.

과도로 털이 붙은 부분을 일일이 도려내다가 

 

내가 죽어 

이 곰거리처럼 전혀 새로운 형태의 이로운 것으로 재탄생 되기 위해

다듬어 진다면 철저히 버려질 것들은 어떤 것이 있으며

여전히 아름다운 것들로 간직할 수 있는 보석같은 것들은 어떤 것이 있을까

갑자기 궁굼해졌다 .. 

 

생각거리는 많고 ..

꼭 만나야 할 사람도 있고 ..

내 손만을 기다리고 있는 일도 산적해 있고 ..

몸도 괴롭고 해서 ..

해서 ..

 

어린애처럼 매달리는 미키를

종일 무시 내지는 외면하고 있었더니

저도 삐쳤는지 

평소같으면 내 발 옆에서 자고 있을 녀석인데

오늘은 저만치 떨어져 저 혼자 자고 있다..

 

사랑도 저 혼자 세월을 먹고 자라는

그런 사랑은 없는듯 ..

저 멀리 고개를 돌리고 자고 있는

그녀석이 야속한 걸 보니 

나도 그녀석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