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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디 ..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2009. 7. 14. 23:56

사실 저는 모릅니다.
저의 당신을 향한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는 ..


그저 당신으로부터 영원히 자유로울 수 없는 운명이라는 것을 막연히 느끼는 것 정도가
제가 확인할 수 있는 저의 당신을 향한 사랑의 최소한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당신을 향한 사랑은 어떤 것일까요..
저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서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해왔을까요?
 

아버지 ..
제 평생의 화두 '사랑'이 저에게 질문해 왔습니다..
 

너의 나를 향한 사랑은 어떤 것이냐..

네게 사랑은 어떤 것이냐..

또 그 사랑은 네게 무엇이냐..

 

질문은 빛이었습니다.

 

저는 그 빛에 너무도 당황한 나머지 

"당신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저의 아버지가 되셨습니다.

그 사실은 제 목에 칼이 들어와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라고

저도 모르게 답을 하고 말았습니다..

                   

빛은 참으로 인자하고 너그러웠습니다..

그것은 엉겁결에 제 입에서 나온 답에서 답을 찾지 않으시고

저의 마음 안에서 답을 손수 찾아 거두셨기 때문입니다..  

 

그림자도 남기지 않는 빛이 멀어지고 나서

제 심장이 안정이 되었을 즈음

저는 저 앞에 놓여있는 투명한 도화지를 보았습니다.. 

 

투명한 도화지는 거울 같기도 하였지만

그 거울을 통해 답을 스스로 찾아보라는

빛의 인자하신 뜻이라는 것을 담박 알아차린 저는

가슴으로부터 목까지 꽉 차오르는 통증으로

눈물이 한가득 고였습니다..

 

그리고나서야 저는 진짜 답같은 답을 내어 놓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모릅니다..

하지만 당신께서는 다 알고 계십니다.. "라고 중얼거렸습니다..

 

그런데 그 중얼거림은 제 양심을 불러올렸습니다..
나의 삶 .. 아니 더 구체적으로 현실 속에서 나의 아버지이신 하나님을 향한 사랑은
어떤 경건한 두려움과 조심성을 가지고 있는지 한번 살펴보자..
라는 저의 양심의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 양심의 소리는 저를 조금도 자극하지 않았지만 날카로웠고 예리하였습니다.
한동안의 숙제가 될 것 같았습니다..


저는 기꺼이 정직하게 저를 비추어 늘 입에 달고 있는

당신을 향한 사랑과 그리움을 조사해 보고

사랑한다는 말을 거두는 소극적 사랑의 방법보다

적극적인 사랑의 방법인 저의 삶 자체를 수정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이 마음이 저의 당신을 향한 사랑의 최소한의 영역이라 말씀 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곤 질문이 떠난 자리에 놓여있던 
투명한 거울같은 것에 제 심장이 비춰지자

낱낱이 흩어져 하나 위에 하나도 제대로 올라가 있지 않는 사랑의 벽돌조각들이 보였습니다..   

모두어만 놓고 하나도 쌓지 못한 애닯은 흔적들도 보였습니다 ..

 

그 사랑의 벽돌들은 이 땅에 그것들과는 달랐습니다..
돌 위에 돌을 올릴 수 없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 위에 하나를 두려하면 마치 같은 극의 자석 모양 서로 밀쳐
이미 놓여있던 벽돌이 방향을 틀어버리던가
아니면 제 손에 들려진 벽돌이 방향을 틀어 제 손에서 떨어지고야 말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벽돌 하나하나는 모두 제 혈과 육에서 비롯된 전기를 띄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벽돌 하나하나는 모두 자기 에너지가 꽉 채워진 관념들이어서
그저 순전한 마음으로 서로의 바탕이 되어주지 못했나 봅니다.

 

저는 오늘 당신께 백기를 들어올렸습니다..
저는 오늘 사실 당신께서 내어 주신 질문 모두에 백기를 들었습니다.
더 살펴보겠지만 그것은 그저 저의 어두움을 더 확인하는 작업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아버지 간청드리고 싶습니다..

부디 온전한 선함을 저의 마음에 창조해 주셔서
사람간에는 혈과 육에서 비롯된 이기적인 자성을 버리어

온전히 서로의 바탕이 되어주는

진정 완전하고도 아름다운 사랑을 창조해 내게 하시고..
 
아버지이신 당신을 그리워하고 사랑한다는 말에 합당한 마음과 행동이 될 수 있도록 
예수의 죽음에서 함께 죽고 예수의 부활로 함께 부활된 흠없는 빛이기를 ..

간청 간청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