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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인장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2009. 7. 1. 17:51
뜨거운 해가 중천에 떠 있습니다..
저는 당신께 숨습니다..
보이지 않는 당신께 숨습니다..
하얀 모래물결 위로 뜨거운 열기가 올라옵니다.
저는 당신께 숨습니다..
보이지 않는 당신의 등 뒤에서 숨을 쉽니다..
한 날의 뜨거움은 한 날의 몫이었는지
서늘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였습니다..
보이지 않는 당신의 등 그늘에서 나와
저는 다시 두 팔을 들고 섰습니다..
가만히 걱정이 되었습니다..
혹여나 제 몸에 있는 가시로 당신의 등이 따갑지 않으셨을까 하여..
그래서 제 눈은 가만히 몸에 난 가시에 한참을 두고 있었습니다..
해가 지고 있습니다..
거칠 것 없이 펼쳐진 사막 위의 하늘이 불타는 것 같습니다..
지평선 아래로 떨어진 해는
그의 누이 달을 하늘로 올려보냈습니다.
파르스름한 사막의 하늘에 노란 달은 떠올랐고
달을 사모하던 .. 한 낮의 햇빛을 가슴에 담아두었던 땅의 수 많은 모래알들도 ..
하늘의 달과 함께 수많은 별들로 함께 떠올랐습니다 ..
두 팔 벌린 선인장은 자신의 날 수의 하나를 접듯
자신의 몸에 붙은 가시 하나를 뽑고 하늘을 바라봅니다..
까만 공단에 수많은 보석들이 박힌 것 같습니다..
하늘을 바라보던 선인장은 졸기 시작합니다..
보석들이 점점 커지고 그 빛들이 찬란하더니 온통 하얀 세상으로 변해갑니다..
선인장은 별빛과 하나되어 하얀 꿈 속으로 자꾸자꾸 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