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1/5
강을 건넌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2009. 4. 5. 14:15
나는 강을 건너고 있다.
잔인한 사월의 강을 건너고 있다.
내 영혼을 가두려는 숫자와
나의 인식을 가리려는 편견의 환영에 가두어지지 않으려
죽음의 동토로부터 나온 나는 ..
삐그덕거리는 사유의 조각배를 타고
잔인한 사월의 강을 건너고 있다.
벗어 놓은 매미허물같이 가벼워진 내 이름은
얼어붙은 그땅만큼 굳어져 있어
내 영혼을 따라나서지 못했다.
이제 그 이름은
잔인한 바람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연으로 영원히 돌아갔고 ..
나는 이제 이름없는 생명이 되어
생명의 땅에서 불어오는 훈풍을 타고
잔인한 사월의 강을 건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