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1/5

자기 정화기능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2009. 2. 26. 13:15

한번씩 보면

요즘 우리 애들이 마음의 깊이가 너무 없는 것은 아닌가 싶어져 걱정스러울 때가 있다.

왜 그럴까 그 원인을 곰곰히 생각해 보니

아이들이 커 오면서 마음이 아파 본 적이 별로 없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큰 아이 유치원 시절.. 공개수업 시간 때

계절 중 가장 더울 때는? 이라는 질문에 당당하게 손 들어 "봄 입니다.."라 했던가..

탈 것 중에서 가장 느린 것은?이라는 질문에 들어있는 답 여러가지 중에서 "비행기 입니다"라 했던가..

 

선생님과 다른 학부형들은 아이의 지능을 의심했을지 모르나 

난 속으로 아차 싶었다. 

 

늘 생활이 바쁘고 여유가 없던 탓에 좋은? 환경만이라도 만들어 주는 것도 바빴다..

사실 좋은 환경이 아니라 육체적으로 쾌적한 환경이라 해야 맞는 말인데..

깨끗한 공간에서 정제된 음악을 듣게 하고 선별된 책과

질 좋고 맛난 음식을 먹이려고만 애썼다고 하면 ..

스스로 좀 억울한 말이고 ..그것을 생활에서의 최우선으로 하고 다음의 것은

여유가 닿으면..이란 식의 마음으로 키운 이유가 바로 유치원에서의 답변이 나오게 된 것이다.

 

서울에 다녀올 때 .. 비행기를 선호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당일치기로 아이들을 데리고 다녀오려면 비행기라야 했었다.

비행기가 하늘에 떠 있을 때는 속도감을 거의 느끼지 못하기에 아이는 가장 느린 탈 것이라는 인식을 저절로 가지게 되었던 것이다.

무지한 엄마는 그런 기본적인 것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저절로 알 것이라고 여기고 있었고..

단열재가 제대로 들어가 있지 않아서인지 아파트 꼭대기 층 우리집은

겨울엔 춥고 여름엔 너무 더워 여름철에는

아토피 증상이 있는 큰애 때문이라도 여름철 낮 시간엔 늘 에어컨을 켰어야 했었다.

 

요즘 고민은 아이들의 자기정화 기능을 어느 정도 가동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이다..

자기 정화기능은 스스로 반성하고 고민하여

스스로의 한계에 부딪쳐 뼈아픈 눈물을 흘려 보아야만 가능한 것이고

자기정화의 눈물을 쏟은 만큼 마음의 깊이와 폭이 넓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고전을 권하면 아주 식상해 한다..

단순한 이 말을 하기 위해서 몇 줄의 상황 설명이 필요한 거예요?라 하면서 ..

결론을 간단히 듣길 원하고 ..

원하는 말을 듣기 위한 귀는 빨리 열고,

원치않는 이야기에는 귀가 우리 미키 귀처럼 아예 다른 방향으로 가 있는 것이 보인다..    

학교나 학원생활에서는 아무 문제없는 반듯한 아이라 평가를 받는 아이지만

내 눈에는 우리 어릴적 마음의 상태로 보면 아예 다른 나라의 아이들 같다.

 

요즘 아이들 교육에서 가장 후회스러운 점은

아이들을 자연 친화적으로 키우지 못한 점과 ..

넘쳐나는 사랑과 물질로 신체적으로는 비만으로 길렀고 영혼으로는 바짝 말라 골게 만든 점이다..

 

세계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르렀고 앞으로는 재기할 희망이 불가능하다고 전망하는 소식을 접하면서

이것도 경제면으로나 문화 예술적인 측면으로나 인간 본연의 모습에서의 정화기능을 위한

자연발생적인 산불같은 역할이 아닐까 조용히 생각해 본다..

하늘 높은 보좌 위에 계신 존귀하신 이의 귀한 뜻으로 ..

 

난 젊어서 여러 고난을 처절하게 당하며 그 고난을 온 몸으로 극복해 낸 이들이야말로 

자기정화 기능이 잘 되어 늙어 죽을 때까지 기름이 가슴에 끼이지 않아

맑은 영혼의 맑은 숨을 내 쉴 수 있을 것이라 여기고 있다.

 

자기정화 기능은 자기 고난을 극복하는 가운데에서 진정으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