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의 화원 1
문이 있었습니다..
엉겅퀴와 가시장미 넝쿨로 가려져 있어
정녕 문이 있었는지도 몰랐습니다.
수풀더미로 수북하였고 늘 그늘이 드리워져 있어서
정원을 들락거리면서도 그곳은 우리집 돌담정도로 여기기만 했더랬습니다..
무척 무료한 오후 ..
그곳을 스치다 하얀색 문양의 문을 보았습니다..
그곳을 가린 나뭇가지를 제치고 수풀더미를 들춰내니
제법 화려한 문양이 새겨진 하얀 철문이 나타났습니다.
그 철문 너머로도 정원이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아주 두려운 마음으로 저는 그 문을 열고
아주 두려운 마음으로 저는 걸어 들어갔습니다..
그곳은 심어진지 오래된 고목들로
울창한 숲을 이루어 낮이라도 어두웠습니다..
저는 얼른 집으로 들어가 등불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그 하얀 문양의 아름다운 문을 지나 컴컴하지만
언젠가 누구의 손에 의해서인지 아주 정성껏 가꾸어진 정원을 둘러 보며
걸어 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아버지 ..
그 비밀의 정원은 다름아닌 저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마음의 정원이었습니다..
하얀 문양 화려하던 하얀 칠 되어 있던 문 너머를
대낮에도 캄캄하게 만들고 있던 고목들은
자연 앞에 지극히 작고 초라한 사람들이 만들어 낸
관념이란 괴기스런 나무들이었습니다..
호기심 많고 ..겁없고 ..
맹목적으로 용감하기까지 한 저는 ..
당신께서 제 심장에 새겨주신 진리의 빛을 등불로 들고 ..
제 마음 속에 여전히 있으나
문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관념들로 막혀 가려지고
그 관념의 그림자로 어두워 캄캄해지기까지 한 그곳으로 걸어들어갑니다..
저의 여행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 잃을 벗들도 많겠지만 잃는 벗의 수만큼
더 값진 벗들을 얻게 될 것이라는 것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
제 안에 존재하고 있었으나 외부의 인위적 인식과 관념들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던
저 안에 개발되지 못한 감성과 지성과 양심들을 깨울 참입니다.
마음의 해저에 가라앉아 있는 저 안에 거대한 빙산을 둘러 볼 생각입니다.
그리고 ..
당신께서 주신 진리의 빛을 하나하나 비추며
그 세계 역시 얼마나 질서정연하며
아름다운 사랑의 흔적들인지 하나하나 살펴볼 생각입니다..
아버지..
저는 이번 여행은 철저히 혼자라는 .. 그 사실만이 두려울 뿐입니다.
캄캄한 길 ..오로지 들리는 소리는 제 심장 뛰는 소리 뿐이기에 ..
철저하게 혼자라는 사실에 두려워 순간순간 휘청하고
때로는 잘 걷던 걸음도 도리어 비틀비틀 거리나
저는 알고 있습니다..
당신께서 넘어지지 않을만 하니 그냥 두고 계신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당신께서 주신 진리의 빛으로 죄와 엉켜있는 제 양심을 비춰보고
인식과 관념이 만들어 낸 괴기스런 거목들이 선량하고 아름다운 양심을 감싸고 있는지도 비춰볼 것입니다.
이 과정 또한 당신께 다가가는 중요한 과정 임을 저는 인식하고 있습니다..
아버지.. 부디 이 과정을 지나는 동안 ..
당신께서 저와 동행하고 계심을 제가 잊지않고
두려움과 외로움에 떨지 않게 도와주시기를 간청드립니다..
더 간절히 간청드리옵기는 이 과정에서도 당신의 충실한 자녀로
당신 앞에 부끄럽지 않는
완전한 사랑의 별들을 창조할 수 았게 해달라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