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부는 언덕..
난 때때로 나를 소개할 때
바람부는 언덕에서 태어났다는 표현을 쓴다.
그 바람부는 언덕은
현실적 내 몸이 자리한 환경의 의미는 아니다..
언제나 늘 그랬듯 나의 땅은
양지바른 땅 내 몸 건사하기에는 충분한 울타리 안이었다.
나의 내면적 바람은 너무도 튼튼한 벽 안에서만 존재하는 것이어서
나의 내면의 소용돌이는 실제 나의 인생 자체에는 어떤 흔들림을 주지 못한다.
그건 세월과 함께하면서 쌓인 情이나 감사의 마음..나를 위한 희생을 기꺼이 하여 왔던 이들에 대한 기억..은
내면의 그 어떠한 광풍이라 할지라도 나를 흔들지는 못한다.
그게 내 특성이다.
그러나 나는 때로는
감정적으로 너무도 충실하여 그것이 화근이 되어 도리어 약속을 지켜내지 못하거나
마음으로 신의를 덮고 도망가버리는 못난 사람이기도 하다.
나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생각의 바람이
존재하지 않는 시간이 없음에 반하여
내 환경은 바람조차 없는 안온한 땅이었다.
그 사실이 나로 하여금
나의 정체성 혼란을 더 가중시켜 왔었던 것 같다.
그래서 난 나의 내면에 이는 바람의 이야기를
공감할 수 있는 이들과의 소통이 너무나 절실히 필요하였고
그들과의 공감대가 사막에서의 황량한 바람을 숲속에서의 푸근한 바람으로 바꿔놓아
잠시나마 안정과 쉼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내 영혼의 호흡의 통로가 될 창을 찾지 못할 때
나의 병적인 외로움이 고개를 들어왔던 것 같다.
내 외로움은 사랑을 찾는 것 같지만 사실은 사람이 주는 사랑이 아니라
가슴과 심장이 따뜻한 영혼과의 진솔한 만남과의 소통에서 오는 나의 정체성에 대한 안심이었다.
내면으로 끝없이 이는 바람은
심리학과 철학을 기웃거리게 했고
결론없는 인간 자체에 대한 심리 분석과 이해의 허무에 부딪친 나는
이 세상의 영원한 진리인 신 앞에 결국 무릎을 꿇고 말았다.
신 앞에서는 모든 바람이 잠 재워질 줄 알았다.
ㅎㅎ
왠걸 ..
신 앞에 선 내 속의 바람은
바람이 부딪쳐서 그 부딛쳐지는 감각으로
내 영혼의 모습의 형태를 드러내고자 하였고
바람이 부딪쳐서 내는 그 울림으로
내 영혼의 소리를 나타내려 하였다.
신 앞에 무릎을 꿇은 나는
지금도 역시나 그 모습 그대로 살고 있고 ..
때로는 "나는 절대 그렇지 않을 거라고 .." 확신했었던
부인하고 싶은 치졸한 인간성으로 드러나는 나의 모습 앞에서
놀라움과 슬픔과 부끄러움과 수치심으로 떨고 서게 되고 ..
나 역시 절대 보통 사람에 불과함을 깨닫게 된다.
나의 내면에 부는 바람은
나로 철저히 아담의 후손임을 드러내고 있고 ..
그 바람은 나로 나의 의로서는 절대 善을 이룰 수 없음을 가르치고 있다.
나로 영혼이 살아 숨쉬게 하는 바람 ..
잔인할 정도로 나의 부끄러운 모습을 그대로 드러내는 그 바람은
내가 바로 하와이며 .. 가인이며 ..
예수의 피가 필요한 죄인의 실체였음을 알게 하여
하나님 앞에 스스로 온전히 고개를 숙이고 두 손을 앞에 모으게 하며
그분의 구원 이상의 나를 향한 사랑과 희생은 없음을 깨닫게 한다.
언덕 위에 부는 바람의 형상을 가슴에 지니고 태어난 사실은
하나님의 엄청난 은혜이며 축복이며
내가 누구인지를 깨달아 돌아가게 하는
알람 기능을 갖춘 시계추가 내는 바람의 의미였다는 ..
확신이 조금씩 조금씩 생겨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