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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이름을 갖는 다는 것..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2008. 11. 15. 19:53

인생을 조금 살아보니..

관계 설정으로 이름 붙여진 그 이름 안에

자신의 의무와 권리가 있었고

그 의무와 권리를 충실히 하는 가운데 자유를 선물 받는 것 같습니다.

 

그 자유는 세월이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그 자유는 세월이라는 자재로 집을 짓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 생일이어서 시어머님을 만나 뵙고 돌아오는 길에

시어머니와 며느리라는 관계로 자리매김 되는 보이는 질서의 골격은

이제껏 함께 살아오면서 저장된 신뢰로

이미 와해되어버리고 없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사랑의 질서의 골격으로 충분하였으니까요.

 

제 인생에서 제가 내어 놓을 수 있는

최고의 성과라면 너무 초라한 것일테지만

가장 많은 인내와 가장 오랜 세월이 필요했던

제가 건너온 강이었습니다.

 

돌아보니 그 신뢰는 계산없는 따뜻한 마음이

나룻배가 되어 강을 건너 선물로 받은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저는 본디 계산이라고는 없는 아이였지요.

그 점이 때로는 저로 어리석고 지헤롭지 못한 지나친 감상주의자가 되어버리기도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저의 나름 의도적인 희생이 희생이 되지 않고

때로는 저의 화관으로 돌아오게 하는 기회의 통로가 되었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실보다는 득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만약 저에게 평소 제 약점이라고 여겼던 그 계산없는 순수함이 없었다면

지금 제 어머니와 저와의 관계는 아주 지연되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백화점에서 어머니 내복을 주문해 놓고 기다리는 동안

바로 그 코너 앞에 어머니께서 평소 좋아하시는 브랜드에서

50% 세일을 하고 있기에 둘러 보다가

마음에 드는 옷이 눈에 띄었습니다.

 

마음은 잡은 손을 놓지 않게 하고

제 이지적인 머릿속 생각은

아들 생일날 어머니께 좋은 내복 두 벌이면 적당하지 ..

내복 두 벌을 사러 왔으면 그것만 사가지고 갈 것이지 ..

지나치다 ..너는 좀 늘 그렇게 지나치다..는

제법 합리적인 목소리로 말리는 상황이었지만 ..

그리 춥지 않는 부산 날씨에 적당히 따뜻하여 자주 입으시게 될 것이라는 마음의 판단으로

못 들은 척 제 마음은 저를 움직여 물건 값을 치루고 있었습니다.

 

궁시렁대는 내면의 소리는 계속 되었지만

꼭 두 사람의 마음이 한 집에 공존하며 살고 있는 사람처럼 ..

늘상 시끄러운 그런 소리를 운명적으로 듣고 살아야 하는 사람이 그 생활에 익숙된 것처럼..

아무 일이 없는 듯 어머니를 뵈었고 옷을 입혀 봐 드렸습니다.

예상외로 너무 기뻐하며 요맘 때 입을 옷이 없었다며 좋아라 하시는 어머니를

꼭 온 마음으로 기뻐 사드린 사람처럼 약간의 죄송스런 마음으로 그리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아버지 .. 저의 계산없는 감성적으로 치우친 선한 행동일지라도 

제 인생에서 단 한번도 마이너스로 작용되지 않음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선한 마음으로 행한 것이라면 결국 선한 것으로 돌아온다는 그 진리를

산 경험으로 가질 수 있어

제가 저에게 차가운 이성에 입각한 생각보다 따뜻한 심장에서 나오는 발걸음이 더 빠른 것에

저 스스로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상태가 되게 도왔습니다.

그랬기에 제 특성과 같이 되어버린 그 스타일이 계속 유지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적정 수준 정도를 제시하고 있는 저 안의 또 다른 저의 모습보다

어쩌면 자기희생을 감수한 사랑의 따뜻한 마음을 가진 저 안의 저의 판단과 결정이

늘 한 발 앞섰고 추진력이 더 있을 수 있었던 것은

선한 마음으로 했던 것이 악한 결과로 돌아오는 불행한 경험을 하지 않았기에 가능한 것이었습니다.

그 점에 있어서 저의 인생은 축복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선한 마음은 결국 선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란 산 경험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제가 소유한 보물 개념의 진리입니다.

그래서 때로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불협화음이 있다 하여도

저는 그리 걱정하지 않습니다.

깨끗하고 선한 에너지를 담았는데 독버섯이 태어나지 않을 것이니까요.. 

 

그 확고한 제 것이 된

바로 그 진리가 ..

마음 작고 예민하고 겁 많은 제가 가진 인생에서의 최고의 방패가 되어..

 

크고 작은 일의 회오리바람 속에 빨려들어가도

나의 마음의 중심을 들여다 보고 그것이 죄없는 선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제 검은 머리칼이 제 얼굴을 감고 있고 제 입을 막고 있다 할지라도

그리 연연해하지 않고 조용히 바람이 잠자기만을 기다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답지 않게 의연해 질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제 마음에 담긴 바로 그 보물인 진리였습니다.

에너지 작용.. 자연은 에너지고 그 에너지는 털 끝 하나의 오차가 없이 정직하다는 믿음이지요.

 

자기 이름을 갖는다는 것도 어쩌면 ..

정직한 자연의 원리 안에서 돌아오는 자연스런 결실이라 여깁니다.

 

의무와 권리로 이루어진 세계에서 선한 에너지로 채워지면

그 만큼 단단하고 보석처럼 빛나며 그 이름은 빛이 나겠지요.

 

예수 그리스도께 속한 구원의 확신을 가진 저는

이제 ..저는 완전한 세상을 꿈 꿉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가 펼치신 그 새로운 세계에서

주어진 의무와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당신의 자녀가 된 권리를 가지고

제게 주어진 기회의 시간에 아름다운 에너지로 채워나가다가

당신께서 부르시는 날 .. 그 날에 ..

저는 당신께서 주시는 새로운 이름으로 당신 앞에 설 수 있을 것입니다.

 

그제서야 당신의 선한 에너지의 세계 안에서

진정 깃털처럼 가벼웁고 당신의 영광의 빛으로 밝게 빛나는 그 깃털의 자유를

즐기게 되겠지요.

 

그날까지 지켜주시기를 원합니다. 아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