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가난한 영혼입니다.
아버지 ..
저는 거짓말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 마음이 깨끗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제게 아주 불편하고 거추장스러워서입니다.
어쩌면 ..
거짓말이라도 해서 보호해 주고 싶은
상대에 대한 마음의 배려보다는
저의 불편함을 못 견뎌하는 상태에서
이성에 힘을 의지한
차가운 이기심이 작용하기 때문인지도 모르지요.
무엇이 당신께 善이고 惡일까요?
아버지 ..
저는 도둑질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심지 않은 데서 수확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저는 제가 가는 길에 저의 당신을 향한 사랑을 뿌립니다.
그러나 제가 뿌린 그 사랑이 모두 당신께 흡족한 것은 아닐 것이라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
당신은 사람과 달라서
그 흡족하지 않은 그 사랑의 형태에 마음을 두지 않으시고
사랑을 뿌리는 저의 마음을 보고 기뻐하시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사실을 알기에
어쩌면 제 욕심이 제 눈을 가린 것인지도 모른채
저는
그 깨끗지 못할지도 모르는 그 사랑을
당신께 겁없이 올려드려며
당신을 향한 저의 걸음을 계속 진행시키고 있는지 모릅니다.
크나큰 사랑의 물길이 어찌 곧은 선만 유지하며
흐를까 자위하면서 말이지요.
저는 가난한 영혼입니다.
제가 이 땅에서 뿌리는 사랑의 마음들이
진정 생명력 있는 것이었다면 알곡으로 제게 돌아올 것이고
생명력 없는 자기 기만에서 올라온 죄의 씨앗이라면 엉겅퀴와 가라지가가 되어 돌아올 것이겠지요.
저는 제가 뿌린 모든 것이 자신의 실체를 드러내며 제 앞에 나타날 때
저는 그 실체 앞에 정직하게 인정하며 무릎 꿇을 것입니다.
그러나 때때로 혼돈스럽습니다.
무엇이 善이고 惡인지 ..
가난한 저는
바람같은 매 순간을
순간순간의 판단으로 행하며 스쳐지나갈 뿐입니다.
단지 ..
당신 보시기에 善한 일이 되기를 바라면서 말이죠..
그러나 ..
제가 아무리 가난한 영혼이어도
당신 앞에서는
당신 앞에서는 ..
조금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그렇게 사는 것에 조금도 억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
제가 보고 느끼는 모든 것 또한 ..
모두 ..
당신께로부터 비롯된 것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