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1/5
몸살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2008. 10. 19. 17:08
갑자기 몸살이 났다.
두 세계가 한꺼번에 포개졌다.
예민한 내 몸의 신호체계에
무리가 오더니
삐 .. 삐 .. 거리며 붉은 비상등이 켜졌다.
현실은 두 걸음이 꼬여 한 발도 내딛을 수 없게 되었으나
실제는 어떤 문제도 없이 차분히 걷고 있었다.
현실 속에서는 십 분이 흐르는 것 같았으나
실제의 시계로는 일 초가 흘렀을 뿐이었다.
도망가고 싶어졌다.
"난 우리 집에 빨리 가고 싶어~ "라고 외쳤으나
실제의 세계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질 않았다.
나는 조용히 내 갈 길을 잘 걸어가고 있었다.
내 외침에 ..아무도 내 말에 귀 기울여주지 않았다.
그 사실이 나를 광활한 우주로 내모는 것 같았다.
또 병적인 고독에 가두어졌다.
난 벙어리였기 때문이었다.
실제의 세계에서는 난 반벙어리였다.
아무도 내 반벙어리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꿈이었다.
우주의 공간에서 한 발을 떼는 것만큼 힘든 ..
난 그런 꿈을 꾸는 것은 싫다.
몸살이 난다.
어릴적 내 딸애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