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2008. 10. 19. 17:08

갑자기 몸살이 났다.

 

두 세계가 한꺼번에 포개졌다.

 

예민한 내 몸의 신호체계에

 

무리가 오더니

 

삐 .. 삐 .. 거리며 붉은 비상등이 켜졌다.

 

현실은 두 걸음이 꼬여 한 발도 내딛을 수 없게 되었으나

실제는 어떤 문제도 없이 차분히 걷고 있었다.

 

현실 속에서는 십 분이 흐르는 것 같았으나

실제의 시계로는 일 초가 흘렀을 뿐이었다.

 

도망가고 싶어졌다.

 

"난 우리 집에 빨리 가고 싶어~ "라고 외쳤으나

실제의 세계에서는 아무 소리도 나질 않았다.

나는 조용히 내 갈 길을 잘 걸어가고 있었다.

 

내 외침에 ..아무도 내 말에 귀 기울여주지 않았다.

그 사실이 나를 광활한 우주로 내모는 것 같았다. 

또 병적인 고독에 가두어졌다.

 

난 벙어리였기 때문이었다. 

실제의 세계에서는 난 반벙어리였다.

아무도 내 반벙어리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꿈이었다.

우주의 공간에서 한 발을 떼는 것만큼 힘든 ..

 

난 그런 꿈을 꾸는 것은 싫다.

 

몸살이 난다. 

어릴적 내 딸애처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