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1/5

사랑이란 이름으로 ..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2008. 9. 29. 08:16

난 자신이 없어졌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행했던 그 모든 것들에 대해서 .. 

 

 

어제 아이들 방정리를 하다가  

큰 아이 초등학교 이 학년 때의 일기장을 보았다. 

 

분명 그맘 때도 아이의 일기는 보았을텐데 ..

그 일기를 읽은 기억은 없다.

  

 

과외를 마치고 길에서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떤 형님아가 지나가면서 나랑 부딪쳤다.

그리고는 되레 나보고 "시발놈아 비키라"하였다.

난 화가 났다.

시간이 지날수록 내 머리 위로 자꾸 김이 모락모락 났다.

엄마한테 그 이야기를 했다.

자꾸 화가나서 자꾸 이야기를 했다.

엄마가 꾸중을 하셨다.

네가 부당한 욕을 받았다고 그 욕이 네 것이 되는 것은 아니니

그만하라고 했다.

나는 그 형님아를 너무 많이 욕을 핸 것 같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아야지..

 

 

내가 아이에게 야단을 쳤을리가 없다.

단지 아이의 입장이 되어서 그 감정을 이해해주기보다

문자적인 교육론에 입각한 기성복을 건내면서

아이 마음의 몸집을 그 옷에 맞춰보라 요구한 것일테지 ..  

 

자연스럽지 못한 그 무리한 요구가 아이에게

 '야단을 맞았다'란 기분을 안겨주게 되었으리라..

 

난 갈수록 ..

내가 사랑이란 이름으로 했던 그 모든 것들이

"그 사람들에게도 정말 사랑으로 작용하였을까?"라는 생각에 ..

자꾸 자신이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