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1/5
쓰린 하루의 시작 ..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2008. 9. 2. 08:31
성질을 있는대로 내면서 아이를 등교시키고 돌아오는 길 ..
채 3분도 안 되어 후회가 되기 시작했다.
"너 .. 다 커서도 뱃가죽에서 떨어지지 않고 늘어 붙어사는 캥거루인거 알어?"
"너 .. 정말 지켜운 캥거루네 .."
그 시간에 정말 .. 어린 티가 전혀 남아있지 않아 ..
전혀 귀엽지 않은 캥거루로 보였다.
맨날 끌어안고 다니다 힘이 드니 내팽개치면서 짜증을 낸 꼴이다.
준비물 챙기지 못해 선생님께 야단맞고 종일 불편하게 지내봐야
저도 조심할 것을 ..
그것이 안타까워 먼저 파다닥거리며 아이에게 닥달한 나도 참 ..
복잡한 생활 동선이 실수를 연발시키고 .. 지치게 하는 것 같다 .
핸드폰이라도 가지고 있으면 바로 전화해서
"미안하다고.. 하루 생활 기분 정리해서 즐겁게 지내라고 ..
실내화는 사가지고 들어갔냐고 .. 문방구에서 살 시간은 있었냐고 .." 위로하고 싶었지만
그 아이네 학교는 핸드폰 자체를 소지하지 못하게 하고 ..
나 역시 핸드폰이 없으니 ..
마음으로만 속삭일 수밖에 없었다 .
나중에 물어봐야지 ..
엄마의 미안해 하는 .. 마음의 소리가 들리더냐고 ..
에그 ~ 지질이도 못난 엄마다 ..
하나님께도 부끄러워 기도도 못하고 ..
음악만 들으며 애써 외면하면서 심통난 복어 얼굴이 되어 ..
쓴 마음으로 조용히 하루를 시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