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1/5

오늘의 생각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2008. 7. 16. 17:28

" 엄마! 내 인간성에 문제가 있나봐.. "

자신의 인간성이 수상하단다 ..

 

아주 귀여운 소리였다. 

 

이유인즉 ..

오늘이 우리 아파트 바로 앞 빌라에 사는 저랑 절친한 친구 생일 .. 

어제 힘들게 선물한 선물을 ..

생일인 오늘 아침이 시작되는 시간에 만나서 전해 줄 생각이었다나..

 

요즘 아이들이 학원에서 돌아오는 시간이 보통 밤 12시 가까이 되니 

집에와서 전화하여 생일 선물을 전해주려했는가보다. 

중학교 때 집 앞까지 와서도 할 이야기가 남았을 때 같이 앉아 있었던

바로 그 화단가 둔턱에 촛불도 켜 둘 생각까지 하여 초도 준비했단다.

 

문제는 학원에서 오면서 그 친구에게 전화를 하니 통화가 되지 않았고..

풍선에 바람 빠지는 마음으로 잠이 들었다가 

등교길에 전해주려고 전화해도 받지 않더라나..

 

문제는 그때부터 이유없이 그 친구한테 화가나기 시작하더라는 것이다..

 

"왜 화가 나는 것일까? "라고 묻기에..

"사랑을 많이 표현하고 싶은데 그 표현할 수 있는 폭이 좁아져서 그랬을까?

 근데 아주 친한 사이에는 ..

 그런데 많이 표현한다고 더 많이 기쁘고 조금 표현한다고 덜 기쁜게 되는 것이 아니고..

 진심이 전달되면 생각만큼 표현의 양과는 별 상관없을 것이니 애를 태우지 마라"고 답해주었다.

 

그런데 ..

아이는 그것이 답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자기는 선물을 받는 그 친구의 마음을 살피기보다 ..

선물을 주는 일 자체에서 자기 기쁨을 찾을려고 했기 때문에 

엉뚱하게도 친구가 원망스러워졌다는 것이다.

      

속으로 깜짝 놀랬다.

아이가 이렇게 많이 컸는가 .. 하고 

 

난 칭찬을 퍼부어 주었다.

넌 엄마보다 훨씬 더 큰 그릇이 될거라고 ..

스스로를 그렇게 냉정하게 판단할 수 있고

스스로 반성할 수 있다면 그건 정말 건강한 양심을 가진 것이라고 ..

 

그 건강한 양심이 정말 훌륭한 인격을 소유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아이는 ..

그러한 심리는 어디에서 비롯되었냐고 또 다시 물었다.

  

 

아이는 이제 인간의 원죄란 세계의 문을 열어보고자 문고리를 잡고 나를 쳐다보는 것이었다.

나는 .. 자기와의 악한 싸움을 시작하게 되는 관문인 그 원죄의 세계란 문을 바라보며

잠시 머뭇거리고 있었다. 

아이는 이제 자기와의 싸움이 시작되는 시점까지 온 것이었다.

 

일부러 아무렇지도 않는듯 가볍게 이야기해 주었다.

"그거 자기 중심적 이기심이지..

당연한 거야..

그 본능에서 우리는 달리기를 시작하는 거라고 ..

   

그러나 ..

본능적인 그 이기심을 발견하고 그것을 슬퍼하며 슬픔으로 그것을 벗어나가는 만큼..

인간의 향기가 짙어지는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아이는 스스로에게 존재하는 커다란 아담의 원죄의 실체를 발견하고 놀라워하고 있었다.

 

 

나는 내 아이들은 나랑은 좀 달랐으면 하고 바랬었다.

인생이란 노트에 연필을 너무 꾹꾹 눌러 써서 ..

지워도 그 흔적이 남게 되지 않게 가볍게 가볍게 그러면서도 진실되게 살기를 바랬으나..

내가 살아온 그 길대로 자기를 깍으면서 살게 되려나 싶어 .. 마음이 무거워졌다.

 

어디 그 뿐에서던가 ..

신앙인으로서 아담의 원죄격인 '자기 의'를 발견하고 그것에서 자유롭게 되는 과정도 ..

지금 겪고있는 그 과정을 똑같이 밟을 것인데 ..       

  

어떻게 보면 육으로 태어나 육으로 장성하는 과정에서나 ..

영으로 태어나 영으로 장성하는 과정에서나 모두 ..

아담의 원죄의 실체인 자기사랑에서 벗어나 진정한 사랑을 이뤄가는 과정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