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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리지 않은 영상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2008. 6. 25. 21:38
오랫만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오늘의 그 그림은 아버지께 드리는 기도이고 간구이고 사랑이었습니다.
말이 싫어지는 날이었습니다.
화가 나서도 아니고 우울해서도 아니고 ..
마음이 여러 면으로 너무 무거워 그 무게에 입을 열 수가 없었습니다.
오늘의 그림은..
모래 바람을 몰고 서 있는 소년의 얼굴입니다.
안타까워 힘들어가 뻗고 있는 저의 손가락 끝이 소년의 손에 가까스로 닿았고
그 소년의 눈은 저의 걱정스런 눈빛에 걱정말으라는 희미한 미소가 담겨 있습니다.
내 모습은 온통 붉은 색이고 내 동생같은 내 사랑하는 형제는 짙은 회색 투성이입니다.
내 형제의 심장부분엔 생명없는 채도 높은 희뿌연색이 칠해져있습니다.
그 뒤의 모래바람의 소용돌이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 소년의 평온함이
그림 전체의 이미지와 색감과 터치과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그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