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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만 보고 왔습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2008. 2. 28. 18:22

겨울바다에 봄볕이 내려쬐이고 있었지만 .. 

바다는 여전히 추워보였습니다.

 

아버지께 기도가 하고 싶었습니다.

아버지의 기운을 느껴보고 싶어졌습니다.

 

이 땅 어느 곳인들 ..

기도드릴 곳이 없겠으며, 아버지의 기운이 스미지 않은 곳이 있겠읍니까마는..

보이는 것과 들리는 것들에서 좀 더 자유롭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한적한 동해의 끝자락 바다를 찾았습니다. 

   

바다에 다다라서는..

봄기운 완연한 하늘과 아직 겨울을 벗지 못한 무거운 청록빛 바다와 갈매기 울음소리에

저의 입은 .. 바닥에 하얗게 말라 붙은 불가사리처럼 되어버렸습니다. 

 

 

아버지가 뵙고 싶지만 뵐 수 없는 분이시기에

아버지의 창조의 능력 앞을 찾아 나섰고.. 

 

아버지께 드릴 말씀이 너무도 많아

사람의 소리가 드문 자연의 소리 앞에 섰건만..

 

저는 도리어 의자를 젖히고 눈을 감아버렸고

드리고 싶은 말들은 연기처럼 사라져버려 도리어 자연의 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한적한 바닷가에 차를 세워두고 ..

젖힌 의자에 몸을 기대고 눈을 감고 있던 저는 ..

아버지 하나님의 사랑의 표현으로 오셨던 예수님 생각에 빠져들었습니다. 

 

만일 예수님께서 오시지 않으셨다면..

하나님의 그 뜨거운 희생적인 사랑을 우리가 어찌 알 수 있었겠는가?란 생각에

아버지의 그 사랑의 표현으로 오셨던 예수님의 희생어린 발자국들이 모두 되살아나 감격스러워졌습니다. 

  

당신의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신 걸음이셨지요.

하나님의 독생자 아들이란 하늘 영광의 자리도 내어 놓으시고

당신의 온 마음과 몸을 우리를 위한 여러 선한 길의 통로로 내어 주시기 위해

기꺼이 .. 온전히 기꺼이 내어 놓으신 .. 참으로 아름다운 희생의 걸음이셨지요.

  

간절한 바램이 생겼습니다.

저의 온 정신이 그 아름다운 우리 주님의 희생의 세계에 빠져들어 ..

제 마음의 눈이 멀고..  제 마음이 그 사랑에에 포로된 자가 되어..

오로지 그 사랑만을 기억하고 노래하는 나무로 뿌리내려..

그곳에서 한 발도 벗어날 수 없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선으로서 악을 누를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을 허락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의심하여

선과 악을 아는데 하나님과 같이 되려 하였던 첫 인간 부부의 죄 앞에서..

당신께서는 어찌 ..  당신의 희생을 통한 사랑을 바로 준비하셨습니까?

 

죄를 통해 벗은 몸의 부끄러움을 알게 된 인간 첫 부부를 위해 동물의 가죽으로 옷을 입혀주시고 

당신의 공의 속에서 그들과 그들의 자손의 구원을 위해 ..

당신의 표현이신 .. 당신의 사랑의 표현이신.. 당신의 독생자 아들을 .. 희생제물로 준비하셨습니다.  

 

당신의 구원은 온전히 당신의 사랑과 전적인 당신의 희생으로 된 것이었습니다.

우리의 것이란 당신의 사랑의 표현이신 당신의 독생자 예수를 통한 ..

당신의 사랑을 믿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선 늘 그러셨지요.  

아브라함에게 당신을 보이시고.. 약속을 주시고..

이삭 대신에 번제물을 따로 준비해 주셨지요. 

 

아버지께서 우리 인간들에게 요구하신 것은 우리의 희생이 아니라 ..

당신을 향한 온전한 믿음 뿐이었습니다.

 

 

아버지!

이것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시어 사랑하셨고..

우리는 그 희생과 사랑을 깨끗한 마음으로 온전히 믿고 감사하며

그 사랑에 하나되기만 하면 되는 것인데..

그 사실이 어찌 그렇게 쉽게 되지 않는 것일까요?

 

 

죄와 죽음의 세계에서 우리의 육신은 그 세계의 종이었습니다.

그 쇠사슬같은 족쇄는 우리의 구원자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서의 죽음 안에서 온전히 죽어..

예수님의 부활이 우리의 부활이 될 때만이 ..

그 족쇄에서 풀려나게 될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사실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는 만큼..

 

구약의 수 많은 예언자와 선지자들의 희생과 헌신..

우리 예수님의 이땅에 오심과 십자가에서의 죽으심으로서

아버지의 공의를 성취하면서도 여러 종류의 구원에 이르는 길들의 통로를 함께 이루셨던 것과..

아버지의 공의에 의한 편파적이지 않는 깊은 사랑의 완성을 이루기 위한 수 많은 세월들이..

모두 필요했어야만 했었던 아버지의 공의와 사랑이 엮인 완전한 이유들로 다가왔습니다.

거대한 희생의 역사인 사랑의 큰 강으로 인식되어...

찬란하도록 아름답게 어렴풋이 보여졌습니다.

 

언제는..

하나님보다 부모를 사랑함이.. 자녀를 사랑함이.. 합당치 않다는 말씀을

온 마음으로는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온 마음으로 그 말씀에 순복합니다.

그 예수님의 말씀은 불변하는 진리였습니다.

 

사랑하는 아버지!

부디.. 아버지의 우리 인류를 위한 사랑을 좀 더 구체적이고 선명하게 알게 해 주시어..

저의 생명의 호흡이 아버지의 사랑이 옮겨지는 곳마다 따라다니는 불씨가 되게 해 주세요.

사랑 자체이신 하나님을 우리 아버지라 부를 수 있게 사랑의 통로가 되어주신 ..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에너지에 하나된 에너지로만 제 호흡을 태울 수 있게 해 주세요.

 

저에게는 하늘 나라에서의 영광엔 관심없습니다.

아버지 하나님의 사랑과 저의 주인되신 우리 예수님의 사랑의 수혜자였다는 사실 하나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그 사랑과 영원히 함께 하고픈 마음 뿐입니다.

아버지! 저로 부디.. 그 사랑에 영원히 눈 먼 자.. 그 사랑에 영원히 포로된 자로 삼아 주세요.

아버지께서 명하시면 언제든 저로 그리 만드실 수 있으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로 그리 되게 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