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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도화지에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2008. 1. 3. 21:33
하얀 도화지에 그림을 그립니다.
제 눈이 머문 곳의 빛나는 부분을 그립니다.
노란 색 크레파스를 꺼내들고
그 빛나는 부분을 밑그림으로 그리니
옆 친구들이 갸우뚱하며
네 그림은 추상화라며 웃고 지나갑니다.
"추상화라고?
내 눈이 보고
내 눈이 확인한 것을
계속 보면서 그리고 있는 그림을 추상화라고?"
그렇게 되 묻기 전에 옆 친구들은 이미 가버리고 없습니다.
옆 친구들이 지나가고
저는 제가 그리던 그림을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제 눈이 머물렀던 빛나는 부분을 다시 봅니다.
제 눈이 머무르고 있던 곳은 여전히 빛을 내고 있었습니다.
저는 다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제 눈에 비친 빛을 최대한 표현하고자 합니다.
저의 그 그림은 제가 본 그대로 그리고 있지만
제가 그린 그림은 제겐 더 이상 그림이 아닙니다.
살아 있는 아버지의 은혜의 세계이지요.
이 은혜의 살아있는 세계가 옆 친구들에게 어찌 추상화로 보이는 것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