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 오브 아프리카
아주 예전엔 이런 특별한 사랑이 멋져 보였다.
서로 소유하려 구속하지 않으면서도 여전히 사랑하는 사람들..
언제든 떠날 수 있지만 떠나지 못하고 옆에 머물고 있는 사랑..
구속하지 않지만 스스로 서로 옆에 앉게 만드는 그런 사랑을 하고 싶었다.
예전에 추구하던 내 사랑의 방식을 이 영화 속의 남자 주인공 데니스가
여자 주인공 카렌에게 요구하고 있었다.
그러나 인생이란 대략 어떤 것인가에 대해 감을 잡고 있는 지금,
또 사람 자체가 별로 대수로운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있는 지금은,
소설 속에서나 가능한 이론적인 사랑이리라 생각하고 있다.
실존 인물의 실제 인생을 그린 영화라서 영화의 내용 자체가 좀 무겁게 다가왔다.
한 여자가 겪었을 외로움과 갈등, 혼란, 절망, 허탈, 공허, 그리고 해결볼 수 없는 그리움..
사람으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요구할 수 있고, 받을 수 있는 그것이
그녀에겐 왜 그토록 힘들었던 것일까라는 안타까움에 슬프기까지 하던 영화였다.
강한 의지력의 소유자인 여자 주인공 카렌은 내가 좋아하는 여자의 스타일이었다.
강하기에 진정 善을 갖출 수있어 진한 인간적인 향기를 품어 낼 수 있는 여자..
강하지 않으면 착함이 선함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계속되는 거친 자극에 도리어 변질되버리던
착함을 내가 얼마나 싫어 하였던가..
진정 강한 자만이 진정한 사랑도 할 수 있는 것임을 다시 한번 그녀를 통해서 보았다.
자신이 사랑하던 이의 관 위에 뿌리려 쥔 한 줌의 흙을 도저히 뿌리지 못하고
돌아서 자신의 머리에 뿌리며 그곳을 울면서 빠져나오는 그녀의 마음이 어떠한 것인지 나는 알고 있기에
사람으로 사는 것이 때로는 얼마나 모진 일인가를 종종 실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