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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소망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2007. 9. 26. 18:42

저의 소망은 제가 깨끗한 호수가 되는 거예요.

 

그 호수는 신비하지요.

어떤 색을 풀어 넣어도 무색입니다.

첨가되는 색을 그 호수는 인정조차 하지않기 때문이지요.

인정하지 않아 그 호숫물이 수용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고요.

 

하지만 그 호수는 자연을 예민하게 담습니다.

하늘도 달도 별도 나무도 바람도 모두 담습니다.

 

 

저의 소망은 제가 올 곧게 자라는 늘 푸른 나무가 되는 거예요.

 

그 나무는 신비하지요.

누가 뭐래도 늘 푸른색입니다.

자신의 늘 푸름을 자랑하지도 부끄러워 하지도 않기 때문이지요.

변화없는 자신의 모습을 지키는 것, 그 자체를 자기의 의미로 여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고요.

 

하지만 그 늘 푸른 나무는 자연의 소리를 예민하게 듣습니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소리와 바람이 계절을 몰고 오는 소리와 하늘의 소리를 듣습니다. 

 

 

저의 소망은 제가 하나님의 모습을 담는 피조물이 되는 거예요.

 

그 과정은 신비하지요.

어제와 오늘은 늘 똑같은 것 같은데 그제와 오늘은 또 다릅니다.

그 다름은 이 땅의 것이 아니라에 하늘의 것에 향해서입니다.

그것은 하늘 길을 예비하신 우리 주님 가신 길을 제가 사모하기 때문이고요.

 

하지만 그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제가 그 것을 바라지만 제가 밟고 있는 곳은 이 땅이며

제 발은 혈과 육으로 만드러져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말씀보다 제 귀는 사람의 소리를 더 크게 더 빨리 듣습니다.

예수님의 발걸음에 두는 마음보다 제 생각을 자극하는 말과 사건들에게 더 빨리 제 마음이 낚입니다.

천한 길거리 여자의 손아귀에 잡힌 초라한 나그네로 순식간에 전락하는 순간 아버지 계신 곳은 까마득하게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참 이해할 수 없는 사실들을 경험합니다.

하나님께로부터 분명 멀어지고 단절되었다고 낙심하여 저의 눈에 눈물 맺히는 그 순간 

그 어느 때보다 아버지 옆에 가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요  

하나님 아버지 가까이 있다고 자랑하는 순간 그 어느 때보다 초라한 발로 땅을 딛고 서 있음을 발견하게 되니까요.  

 

그래서 저는 담백한 호수가 되고 싶습니다.

오직 자연만을 담는 신비한 호수 말입니다.

이제는 사람이 내는 색들에 그 자연의 색과 형상이 가려지는 일이 더 이상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