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베풀어 주셨던 사랑이 저의 우주이기 때문입니다.
땅에 발을 딛고 제 눈은 늘 하늘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땅은 늘 그랬습니다.
넌 이 땅의 사람이고 넌 꿈을 꾸고 있는 것이라고요.
그 말을 들으면 부끄러웠습니다.
저의 눈에 제 주변 사람들의 발과 눈이 바쁘게 움직이며 열심히 살고 있는 것이 보였고
세상의 부적응아처럼 땅을 딛고 아무것도 없는 하늘을 향하여 고개를 들고 있는 초라한 아이가 들어왔기 때문이었습니다.
이 땅에서는 이방인이고 제 눈이 향하는 곳에서는 전혀 관련없는 외국인이 되어
저란 존재가 공중분해 되는 것 같았습니다.
우주의 고아가 된 자신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성경을 읽었지만 성경 그 어느 땅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저의 뿌리는 이상했습니다.
뿌리를 내릴 적에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도록 큰 돌맹이를 만나면 방향을 돌리지 않고 그 상태에서 멈춰버렸습니다.
그리고 그 돌맹이가 치워질 때까지 방향을 돌리지 않고 대기 상태로 있는 것이었습니다.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그 의문은 색을 바래거나 관심이 줄어들지 않은 그 상태 그대로 말입니다.
제 뿌리가 내린 것은 오로지,
하나님은 우리의 창조주이시고 우주 만물의 주인이시라는 것과
그분의 독생자이신 예수께서 우리를 구원하시려 이땅에 오셔서 십자가에 돌아가셨다는 것과
그분께서 하나님과 그분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데리러 다시 오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사실은 뿌리를 완전히 내렸기에 오늘까지 제가 아버지를 그리며 있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저기 다른 뿌리들이 커다란 돌맹이에 막혀 신호를 기다리는 차처럼
오랜 세월동안 그대로 대치하고 있는 현실은 또 저의 현실이었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정말 이상한 일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막혀있던 돌맹이들이 비켜날 것처럼 힘을 빼며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으니까요.
돌맹이에 대치하고 있던 뿌리들이 생기를 찾기 시작합니다.
잠자기는 커녕 너무 생생히 더 뿌리를 내리지 못함을 탄식하며 저를 무력감에 빠뜨리던 뿌리들이
기지개를 펴며 떠 뻣어나갈 준비를 합니다. 돌맹이들이 서서히 힘을 빼는 것을 눈치챘는지 말입니다.
아버지, 저의 늘 그 소원처럼
아버지께서 우리를 향해 베푸셨던 사랑과 그 사랑에 깔린 그 마음을 다 알고 느낄 수 있게 되도록 해 주세요.
사람으로 알 수 있는 최대한으로 말이지요. 느낄 수 있는 최대한으로 말이지요.
그리고 그 사랑에 적합한 감사의 노래를 드릴 수 있게 말이지요.
그러면 저가 인생으로서 가장 행복하겠습니다.
그것이 아버지께서 창조해 주셨던 저의 가치 전부이며 그 가치 이상의 것은 이미 저에겐 없습니다.
아버지께서 베풀어 주셨던 사랑이 저의 우주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