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저런 이야기/3
저는 물처럼 살 것이예요.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2007. 8. 30. 08:01
내 주께서 새의 틀에 저를 부으시고
저를 얼리시면 저는 얼음새가 될 것이고요.
내 주께서 물고기의 틀에 저를 부으시고
저를 얼리시면 저는 얼음물고기가 될 것이고요.
내 주께서 자유롭게 흘러라 하시면
저는 저를 담을 수 있는 골짜기로 신나고 자유롭게 흐를 것이예요.
저는 물이랍니다.
얼음새가 새의 형상을 갖고 있다고 해서
하늘을 나는 새가 아니고요.
계곡물이 되어 소리내어 즐겁게 흐른다고 해도
이전의 얼음새가 바로 저라는 것 또한 알고 있어요.
얼음새가 되든, 얼음물고기이가 되든, 계곡물이 되든
모양이 다 달라도 저는 본디 그 물이예요.
하나님께서 당신의 섭리로 만드신 물의 속성을 건강하게 다 기억하고 있는 물 말이지요.
제 이름이 달라도 늘 같은 존재임이 분명한 것은
하나님께서 제게 가슴깊이 새겨주신 명령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고인 물이 되어도 스스로 고고함을 유지하려
살아있는 물처럼 도도히 자신을 돌리는 모습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나를 필요로하는 낮은 곳으로 흘러 나를 살아있게 움직이는 것이
그분의 뜻이자 기쁨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겨울이 되어 내 몸이 다른 이름의 구속에 가두어져도 두렵지 않고,
봄이 되어 내 몸이 자유로와져도 기뻐 날뛰지 않을 수 있음은
담기는 그릇에 따라 달리 붙여지는 이름이 저의 것이 아니라
저의 본질인 물의 모든 이름이 저의 이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제가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