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의 보물들
언젠가 글에서 언급을 했던대로 나에게 있어
내 하나님이 주신 가장 큰 축복이라면 단연 내 주변의 사람들이다.
9 년 전부터 집안 일을 부분적으로 도와주시는 분이 계신다.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거의 친동기간처럼 지내는 분이시다.
그 당시에는 아이들이 아직 어린 상태에서 약국에 매여 있어야 했으니
아이들 방과후 빈 집에 드나드는 것이 싫었고 먹이는 것과 집 관리 상태가 허술해 지는 것 같아서
집안 일을 도울 사람이 필요했다.
그분께는 두 아이들이 고등학생 대학생이니 금전적으로 힘들었었던 시기였다.
우리에겐 서로의 필요충분 조건이 서로 맞아 떨어져 흔쾌히 함께 같은 공간을 사용하게 되었다.
이 아파트로 처음 이사왔을 때는, 결혼하고 한 삼 년 정도 있었을 때였으니 우리는
벌써 17년 정도의 친분이 쌓고 지내고 있는 셈이다.
얼마 전, 늦은 시간 집에 와 보니 식탁 위에 흰 봉투가 하나 놓여져 있는 것이었다.
봉투엔 삼십 만원이 들어 있었다.
다음 날 전화를 받고는 난 눈물이 핑 돌고 말았다.
"너 옷 사입으라구 돈 뒀다"
"아니 무슨?"
"나 공돈이 갑자기 백만원 생겨서 우리 딸들 용돈 주고
이것저것 쓰고 남은 것
반반 나눠서 너 준거니까 옷 한벌 사 입든가 용돈하든가 하라고 뒀어"
나에게 삼십 만원이라면 그분에게는 삼백 만원의 가치라는 것을 아는 나는,
아무 말 않고 그 돈을 고맙다며 받아들었다.
마음 속으로 이 감사한 마음은 꼭 가슴에 새기겠다 약속하며...
우리가 이렇게 지내게 된 것에는 함께 공유한 좋은 기억이 많다는 사실도 있겠지만
서로의 입장과 서로의 편리의 이기심에도 불구하고
많이 고마웠던 기억을 크게 세워두고 작은 서운함들을 그 큰 고마운 기억에 비추어
서로 각자 삭힌 결과라고 생각한다.
둘째 아이 경기가 와서 밤 늦게도 아이 업고 침 놓는 집에 갈적엔 늘 그분이 함께였었고
밤 12정도가 되었지만도 우리집까지 올라와선
"애 엄마가 배가 불러야 젖도 많이 나와 애도 어른도 편히 자지!"라며
당신이 아이 업고 있으며 나에게 밥 먹으라고 채근하시던 분이였다.
그 외 몇 가지 잊을 수 없는 감사함으로
어쩌다 생길 수 있는 속상함을 덮을 수 있었다.
그 분도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 여겨진다.
난 사실 그분께 받은 사랑이 너무 커서 덮을 일은 많이 없었다.
한 번씩 아이들한테 단속을 시키면서 이런 말을 꼭 남긴다.
엄마가 만일 세상을 떠날 일이 있다면 너희에게 남기고 난 모든 것은 아줌마한테 드리고 싶다고.
그래도 하나도 아까울 것이 없으신 분이라고...
엄마의 마음을 알고 아줌마에게 합당한 예의를 지키라고 말이다.
히나님께서 주신 내 바로 주변으로 주신 사람 보물 1호가 바로 내 언니와 다름 없는 그분이시다.
하얀 봉투는 나에게 돈 이상의 큰 의미있는 기쁨이었고
그 기쁨을 주신 그분은,
인생에 있어서,
좋은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그 어떤 재산을 이루는 것보다
가치있는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내 주변에 이렇게 좋은 보물들을 주신 내 주께 감사드리며 글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