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과정이었어
언제부턴가 어머니를 뵈면 손을 서로 잡게 되었다.
그 짧은 손인사에는 격식으로 하는 감정없는 인사와는 다른 어떤 것이 있었다.
믿음과 사랑 그리고 걱정과 위로가 뒤엉켜 백 마디 인사의 말보다 더 진한 감정의 교류가 순간 존재한다.
지난 일요일 큰 시누이 집들이에 갔었다.
해운대 바닷가가 훤히 보이는 멋진 집으로 이사를 가선 자신의 친정 식구과 저녁을 함께 하자고 하여서다.
약국을 마치고, 늦게 도착한 남편과 나를, 어머니는 누워서 반기셨기에,
어디 아프셔요라는 말과 함께한 손인사는 얼싸안는 마음보다 더한 믿음과 걱정이 함께 했다.
"내 힘이 없어 그냥 누워있을란다."하시는 어머니 뒤에서 시누이는 피식 웃는다.
식사 때, 과일주가 맛있다시며 몇 잔 드시더니 어지러워서 저러신단다.
며느리에게 위로와 관심을 받고 싶으신 어머니의 어리광을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져왔다.
자신의 성에 들어온 이방인처럼 긴장하며 견재하시던 그 편가르던 마음은 다 어디로 보내셨는지...
사랑스런 마음으로 어머니 누워계신 모습을 흘깃 보면서 나는,
우리는 이미 하나의 사랑안에 들어와 있음을 확인했다.
사랑을 받아들이는 과정...
어머니나 나에겐 그 많은 시간이 필요했나보다.
큰 강물의 줄기를 높은 곳에서 보면 단순한 선으로 보여도,
그 굽이굽이 흐를 때, 땅과 크고 작은 돌맹이들과의 부딫침은 그 굵은 선 아래 묻히듯
지난 날의 크고 작은 기억들은 사랑의 굵은 선 아래 묻혀버렸나보다.
이 믿음과 사랑과 위로가 어우려진 손인사가 있기까지, 모두 다 사랑을 이루기 위한 과정이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