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살적 어느 겨울이었지요..
철문을 사이에 두고 어머니와 제가 서 있었지요.
문밖에서 어머니께서는 동생을 업고 시장 본 것을 가득 들고 계시고
혼자 집에 있던 저는 징징 울면서
곰짝달싹을 하지않는 긴 작대기 무쇠 문고리를 옆으로 밀치려고 애를 쓰고 있었지요..
너무도 추운 날씨에 얼어붙어버렸던 그것을 밀치기엔 제 힘으로는 역부족이었습니다만
발 시리다고 떼를 쓰며 우는 동생과 왜 못 여느냐고 채근하시는 어머니의 재촉에
저는 손이 시리지만 여전히 꼼짝하지 않는 문고리를 잡고 울 수밖에 없었지요..
상황이 똑같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문 밖에 저는 문 안에 ..
그리고 저는 그때처럼
여전히 꼼짝하지 않는 문고리를 잡고 울고 있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아무도 모르는 가운데
저 안에 저 혼자 속울음을 삼키고 있다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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