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뙤약볕 아래

뙤약볕 아래 치타가 되었습니다.

어제도 그랬듯이 오늘도 혼자입니다.

 

강렬한 아침 햇빛이 시려 실눈을 뜬 채

아침이지만 벌써 열기운이 느껴지는 붉은 바닥을 밟고 

바람이 부는 길을 따라 천천히 걷기 시작합니다.

 

오늘은 잔인한 날이 될 것 같습니다.

이제껏 살아 온 경험상 저절로 알게 된 것입니다.

 

끝없이 펼쳐진 붉은 흙길에서 만나는 것이란

저의 발자국이 찍힐 때마다 일어나는 흙먼지 뿐일테지요.

 

멈출 수 없는 발걸음..

 

서는 것은 곧 이곳 붉은 사막에서의 죽음을 의미하기에

본능처럼 눈을 뜨면 걷기 시작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무도 절 위협하지 않습니다.

때로는 그것이 얼마나 두려운 일인지 아무도 모릅니다.

 

저는 살면서 깜깜한 우주에 혼자  서 있는 것같은 느낌만큼

두려운 감정을 만나보지 못했습니다.

 

혈압 40 - 50 ..

산소호흡기가 제 코에 걸쳐졌을 때 ..

모든 감정에서 자유로워지는 평화를 느꼈었지요.

저는 죽음에 임박하는 시간에

연기처럼 다가오는 평화를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급박한 시간

자신의 의지로서는 불가항력이라는 판단 아래

저의 모든 의지를 내려 놓는 순간..

정지된 시간의 진공상태에서도 

연기처럼 다가오는 평화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제껏 경험한 두려움 중에서 가장 큰 두려움은

같은 생명체가 없는 공간에서 

저 혼자 존재하고 있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었습니다.

 

싸울 상대가 있다는 것은 ..

이 땅에서 ..

호흡을 하는 생명체가 함께 존재하고 있다는 안위감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요.

 

강렬한 아침 햇빛이 시려 실눈을 뜬 채

아침이지만 벌써 열기운이 느껴지는 붉은 바닥을 밟고 

바람이 부는 길을 따라 천천히 걷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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