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막내 미키의 별명은 선비개입니다.
개이지만 먹물 냄새가 난다고 그 녀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부릅니다.
ㅎ 사실대로 말씀 드리자면...
제 입에서 나온 이름입니다.
하지만, 그 녀석에게 그런 냄새가 나지 않으면
다른 이들이 계속 그렇게 불러 줄 리가 없겠지요.
그 녀석에게는 다른 녀석들에게 볼 수 없는 자존심과
아주 짧고 단순한 양심 비슷한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기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자꾸 아는 척 하면
간단한 미소로 얼굴을 잠깐 내밀어 주는 매너까지 있는 녀석입니다.
그 녀석의 일과는 제법 빠듯합니다.
아침부터 제가 퇴근하는 밤까지.개로서는 절대적인 수면 부족일 것입니다.
낮에도 깊은 잠을 자지 않고, 나름대로 자신의 팬 관리,
자기를 찾는 손님들에게 표정관리까지 확실히 하고 살기에...
제 엄마가 만져주는 손길에 눈 감고서도 감사의 애정의 표시를 해 주는 것으로
그 녀석의 일과가 시작됩니다.
이른 아침에 자기 옆에 다가오는 인기척이 있다면 그것은 제 엄마의 것이란 사실을
6년을 함께 살면서 저 나름대로 터득을 했는지,
이젠 아예 눈도 뜨지 않습니다.
다리들어 배만 보여주면서 말이지요.
그 녀석의 저에 대한 믿음이 매번 저를 참 행복하게 해줍니다.
생명과 생명의 만남이기에 사랑과 감사와 믿음은 서로에게 전달되어 행복한가 봅니다.
한 번씩 과일 자르면서 "미키 꼼짝마!"하며 칼을 눈 앞에 대어도
그 녀석은 조금도 긴장을 하질 않습니다.
같이 사는 동안 서로의 사랑이 그렇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딴 사람에게 신경을 쓰던 중이든지, 잠깐 자고 있을 때 내가 약국을 비우는 시간이 생기면
제가 있을 만한 약국 곳곳을 미친듯이 뛰어다니며 찾아 다니다가
마지막으로는 냄새로 나간 것을 확인하려는지 이 문 저 문 바쁘게 탐색하고 다닌다고 합니다.
저는 이 녀석의 저에 대한 사랑을 그리 가볍게 여기지 않습니다.
그 녀석에게 저의 의미는 하늘이며 엄마이며 제일 만만한 사랑의 대상자이고,
저에게 그녀석의 의미는 무였던 곳에서 유로,
없었던 사랑에서 현존하는 사랑을 일구어낸 생명체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실 미키를 떠나보내야 할 시간이 다가올까 지금부터 서서히 걱정이 됩니다.
이 마음을 모르는 다른 사람들은 새로 예쁜 강아지 사서 정들이면 되지라고 쉽게 이야기 합니다.
진짜 모르는 이야기입니다.
이 세상에서 그 녀석과 나에 대한 정과 사랑은 세상에서 유일무이한 것인데
그것을 모르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저는 그 녀석을 통해서도 하나님의 사랑의 손길과 경이를 늘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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